콜럼비아신학대학원(이하 CTS)에는 나이 많은 늦깎이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한인,흑인,백인 등 인종을 떠나 학생들의 연령은 20대보다는 30대가 더 많고, 40대, 50대, 60대 연령의 학생도 부지기수다. 교수진들의 연령대도 보통 40대와 50대가 주 층이다. 이런 중년층 교수진들 가운데 학생들보다 더 젊어보이는 한인 2세 강사가 최근 CTS 학생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CTS도서관 228호 연구실의 윌리엄 유 강사

화제의 인물은 목회학 석사과정 졸업반인 3학년 필수과목인 '미국 종교 사회문화사(American Religious Cultural History)'을 가르치고 있는 '윌리엄 유'(34) 에모리대학 박사과정 수료자다. 윌리엄 유는 한인 2세다. 매 수업 시간마다 별도의 준비물과 영상물, 파워포인트를 준비해오는 성실함과 탄탄한 수업준비, 해박한 지식, 학생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인해 학생들 사이에 '보기 드물게 수업준비를 잘해오는 수업(Well prepared class)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모리 대학 박사과정 학생 가운데 CTS에 와서 강의를 하는 시간 강사는 손가락에 꼽힌다. 더욱이 아시안계는 그가 처음이다. CTS에서 한인 교수는 현재 허정갑 교수(예배학), 그리고 목회학 박사과정 디렉터로 온 케빈 박 박사 2명이 전부다.

CTS학교 당국은 유 강사에게 수업시간에 미국의 기독교 교회사에 국한되지 말고 미국내 종교와 문화, 정치, 사회 역사를 모두 가르쳐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에모리대학에서 미국의 종교 사회문화사가 그의 주 전공분야다. 그는 현재 '20세기 초 미국 선교와 한국 기독교인들의 관계'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거의 마무리 작업하고 있다. 케이스 스터디로 이승만과 에모리대 출신인 윤치호가 포함된다.

윌리엄 유는 1976년 뉴욕으로 이민온 부모 밑에서 1978년도에 태어난 미국 뉴욕시 태생의 전형적인 한인 2세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뉴욕 롱아일랜드의 부촌 옆 서민촌인 코맥에서 자랐다. 지금도 부모님은 그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똑똑했다. 경영학(비즈니스 스쿨)에서 미국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펜실베니아 대학(U펜)의 와튼 스쿨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부전공으로 역사학을 했다. 이때까지 부모님들이 자신으로 인해 가장 행복해 했다고 한다.

졸업무렵 하나님의 콜링을 거부할 길이 없어, 다른 아이비리그 경영대학원(MBA) 진학이나, 거액 연봉의 직장으로 가는 대신, 필라델피아의 웨스트 민스터 신학대학원의 목회학 석사과정으로 진학해 한인교회의 영어권 청소년 전도사로 수년간 사역했다. EM 청소년 담당 전도사로 지내다가 가르치는 사역에 집중하기 위해 에모리 대학의 캔들러 신학대학원으로 석박사 과정으로 오면서 애틀랜타에 내려왔다.

CTS에서 수업 강의를 맡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그는 현재 미장로교(PCUSA) 목사 후보생(Candidate)으로 아직 목사 안수는 받지 못했다. 장래 신학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현장 목회도 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유펜에 들어가서 부모님들이 제일 기뻐했지만, 목회의 길로 들어선 것은 하나님의 콜링을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거액의 돈을 벌어 한인을 포함한 커뮤니티에 헌신하는 것은 재능있는 인재들이 많다"고 말했다. 유 강사는 또 "한인 2세대로서 배운 배경과 상관없이 신학대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보여줌으로서 고정관념을 깨고, 다른 2세대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의 교회와 사회는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 언어가 혼재되어 살아가는 현장이기 때문에 다양성을 보고 받아들이고 이에 어떻게 예수를 증거할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며 "미국의 역사속에 다양성이 어떻게 존재해왔고,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게 나의 수업 목표"라고 말했다.

윌리엄 유 강사는 학교 풀타임 교사인 한인 2세대 부인과의 사이에 4살된 딸과 2살된 아들을 두고 있다. 아직 자녀가 어려 보살핌이 많이 필요하고 학업에 바빠서 현장 목회는 휴식상태이며 에모리대학내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만, 장차 한인 교회에서 차세대 EM 후배들을 위해 목회를 병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CTS에 오면 CTS학교가 제공한 개인 연구실(도서관 228호)을 이용하고 있다.

CTS는 현재 교회사와 관련, 중세와 개혁기 교회사 전공인 일본계 하루꼬 워드 교수가 전임교수로 있으나, 현대 교회사 특히 미국 교회 기독교 문화 역사 부문의 전임 교수는 없는 상태다. 에모리대 출신 시간 강사가 전임 교수로 임용된 사례가 많아, CTS에서 현대 미국 교회사 담당 교수 임용이 필요할 때 윌리엄 유가 유력해질 가능성이 높아, 한인 교수 3호가 될 가능성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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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