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미국 성공회를 탈퇴한 사우스캘로라이나의 일부 교회들이 자신들이 그동안 사용했던 예배당 등 부동산의 소유를 주장하며 미국 전체 성공회 본부인 미국 성공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성공회는 이 교회들이 탈퇴한 이상 이들이 사용했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은 자동 상실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지역 성공회 교회들이 미국 성공회를 탈퇴하면서 그동안 사용했던 건물 등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두고 미국 성공회와 소송을 벌이는 것은 지난 10년동안 미 전역에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텍사스 포트 워스에서는 텍사스 성공회 소속, 50여개의 교회가 미국 성공회에서 탈퇴한 후 1억 달러 가치의 부동산 소유권을 두고 지난 5년동안 미국 성공회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텍사스 대법원은 오는 8월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에서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다녔던 폴스처치 교회 등 7개의 성공회 교회가 미국 성공회에서 2006년 탈퇴한 후 이 교회에 속한 부동산을 두고 소송을 벌였고 지난해 법원은 미국 성공회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성공회에서 각 지역 교회들이 탈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성공회가 동성애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성공회는 2003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진 로비슨을 뉴햄프셔 주교로 서품했다. 2006년 6월 미 성공회 역사상 첫 여성 대주교로 취임한 캐서린 제퍼스 쇼리는 이 로빈슨 주교를 지지했고 동성결혼자들을 교회에서 축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성공회는 이어 2009년 동성애자 2명을 LA 주교로 서품했고 2012년 미국 성공회 전국성공회총회에서는 성전환자를 사제로 서품하자는 안건이 채택되었다.
성경에 따라 동성애를 죄로 보는 보수적인 성공회 교인들은 이처럼 동성애자를 주교로 서품을 하는 미 성공회는 반(反)성경적이라며 탈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성공회 버지니아 교구의 양대교회로 꼽히는 투르로 교회와 폴스처치 교회는 2006년 12월 성경에서 죄라고 분명히 말하는 동성애를 교회가 인정해서는 안된다며 교인들의 압도적인 찬성 하에 미국 성공회에서 탈퇴했다.
미국 성공회 사우스캐롤라이나 교구 소속, 주교와 교인들은 지난해 여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전국 성공회 총회에서 동성커플들을 교회에서 축복하기로 결의하자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가 버려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몇달 뒤인 11월 미국 성공회에서 탈퇴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 10년동안 미국 성공회로부터 떨어져나간 보수적 교인들의 수는 10만명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민지 때만해도 최대 교파였던 미국 성공회 소속 교인들은 계속 줄고 있다. 1996년 당시 360만명이었던 미국 성공회 교인은 2010년 기준 196만명이다.
미국 성공회는 동성애 수용을 반대하며 탈퇴한 각 지역교회들과의 소송으로 그동안1,80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에서 미국 성공회는 대부분 승소했고 지금은 탈퇴한 교회들이 사용했던 수십 여개의 빈 건물들을 갖고 있다.
미국 성공회를 탈퇴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교회 건물 등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성공회 사우스캐롤라이나 주교였던 마르 코렌스 목사는 "성경의 원칙에서 벗어난 교회에 부동산을 넘겨줘서는 안된다"며 "이것의 본질적인 이슈는 종교의 자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