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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총재, 금통위 주재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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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은 사전에 어느정도 예견됐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통위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처방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금통위의 금리 정상화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금융불안 심화…기준금리 동결
금통위가 석 달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국내외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일 이후 400포인트 이상 폭락하면서 1,750선으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36원가량 급등하면서 1,090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달 말보다 0.3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앞으로 최소 2년간 제로금리 상태를 지속하고 경기부양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데 힘입어 잠시 급락세를 멈췄던 뉴욕 증시가 10일(현지시각) 다시 폭락하자 국내 금융시장도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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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는 김중수 한은 총재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2011.8.11 k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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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관측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의 이자 부담을 높이고 기업의 투자를 줄어들게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4%포인트 줄어들고 경상수지는 33억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가 장기화하면 국내 경기도 하강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한은이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각각 4.5%와 4.3%로 낮췄지만, 연구기관들은 4%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유가 등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물가 부담이 완화할 수 있는 점과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는 점도 금통위의 금리 동결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SK증권[001510]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세계적으로 시가총액으로 사라진 돈이 전 세계 총생산의 15%에 달하는데다 국내 소비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섣불리 기준금리를 올렸다가는 오히려 경기 둔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동안 인상 어려울 듯
이달은 동결로 결정이 났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금통위로서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분간 유럽의 국가부채 문제와 미국발 재정불안의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섣불리 기준금리를 올렸다가는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면 그만큼 물가 관리가 어려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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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김중수 한은 총재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11.8.11 k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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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같은 달 대비 4.7%로 급등했고 긴 장마와 이상폭우 탓에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 올라 지난 4월의 6.8%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갔다고는 하나 미국발 충격으로 환율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수입물가도 불안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동안 동결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범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금통위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4분기 중 한차례 정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005940]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추가인상 시기는 금융시장이 얼마나 빨리 안정을 되찾는가에 달렸다"면서 "현재로서는 금융시장의 충격이 시간을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기업들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여유가 있을 때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렸어야 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SK증권 염 애널리스트는 "금통위가 미리 기준금리를 올렸다면 인하도 검토할 시기인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연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애널리스트는 "한은으로서는 나름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정상화했다고 하겠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많이 올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기준금리 정상화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그 속도에는 상당 부분 제동이 걸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