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동북아 순방을 마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하원 외교위원회 2014회계연도 예산안 청문회에 출석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중 간의 공조가 절실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중국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연료의 4분의 3을 제공하고 있다"며 중대한 금융 연결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 없는 북한은 붕괴될 것"이라며 중국의 대북 정책의 변화가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핵심 고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중국 순방에서) 중국 역시 미국과의 공조를 수락할 의사를 내비췄다"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은 앞서 13일 앙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회동 뒤 북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북 협상에 진전이 있다면 최근 미국은 아시아에 전진 배치한 미사일방어체제(MD)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교섭 카드로,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케리 장관의 이같은 한반도 외교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중국 정계 지도자들 역시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
실제로 최근 수개월째 중국과 북한 간 어떠한 회동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는 중국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유엔에서 북한 관련 논의시 중국 측은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대북제제를 부과하는 방안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