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 장애인소위원회 주관으로 2013년 장애인주일 연합예배가 14일 오후 2시 30분 한국기독교장로회 능동교회에서 열렸다.
NCCK는 "2013년 장애인 주일을 맞이해 한국교회 안에 장애인 선교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선언문을 발표한다"며 "한국교회의 장애인 선교는 장애인을 하나님의 가족으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재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독교 장애인 시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의 병폐를 막기 위해 한국교회 차원의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교회 조직과 활동에 있어서도 장애인의 참여가 보장돼야 하며, 교회 내 직제(목사, 장로, 권사, 집사 등)와 교회 외부의 직제(노회, 지방회, 연회, 총회 등)에서 평등한 참여가 보장돼야 마땅하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및 장애인등급제 폐지 ▲장애인 활동 지원 24시간 보장 ▲발달장애인법 제정 ▲한국 수화언어 기본법 제정 및 농아인 교육환경 개선 ▲장애인 연금인상 및 대상 확대 ▲장애인 의무고용 활성화로 인한 일자리 확대 ▲특수교사의 법적정원 증원 ▲공공임대 확대를 통한 안전한 주거권 보장 ▲공공의료 체계강화로 건강권 보장 ▲장애인 문화예술 및 체육활동 활성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12가지 복지정책을 제안하고 한국교회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요한복음 9장 1∼7절 말씀을 본문으로 하여 설교를 전한 허원배 목사(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장애는 죄의 대가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허 목사는 앞서 원인 모를 현상에 대해 곧잘 설명하는 방법으로 '악마의 소행'이라고 보고, 특정인에 그 책임을 돌렸던 중세 마녀사냥식 사고를 짚으며 "무지가 불러온 비극의 역사"라고 질타했다.
허 목사는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고백하는 이스라엘 신앙 전통에서 장애라는 아픔은 반드시 죄의 대가일 것이라는 생각이 오랫동안 전해 내려왔다"고 했으며, 날 때부터 앞을 못보는 장애로 태어난 본문의 주인공을 두고도 "부모의 죄든, 본인의 죄든 장애를 죄의 대가로 보는 시각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시 예수는 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이를 두고 벌어진 논쟁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근본적으로 뒤집었다고 허 목사는 이야기했다. "장애는 죄의 결과가 아니며, 장애인은 죄인이 아니"라고 한 예수에 대해 허 목사는 "이것은 당시로서는 폭탄선언"이라고 했으며, 왜냐하면 "장애인은 육체적 불편함 때문에 어렵게 살 수 밖에 없었고, 종교 중심의 사회인 이스라엘에서는 죄인이기에 하나님의 자녀로 불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허 목사는 특히 오히려 예수가 "(장애가)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것이라고 선언하신 것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천국의 축복이다. 이것이 예수의 복음"이라고 역설했다. 허 목사는 "예수님은 강하고 멋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약하고 부족한 사람들을 들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셨다"면서 "죄인들을 통해서, 병자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역사를 밝히셨고, 그래서 주님은 기꺼이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셨다"고 덧붙였다.
김영주 목사(NCCK 총무)는 환영사에서 "장애인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로서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야하는데, 한국교회는 그동안 장애인을 시혜적 차원에서 돌봐야 할 대상으로 인식했다"면서 "한국교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막힌 담을 허물어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아가는 온전한 신앙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예전에서는 조동교 목사(예장총회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초대회장, 가나안교회)가 기도를, 안경은 간사(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가 성경봉독을 했으며, 장애를 가진 이들로 구성된 <샬롬 중창림>이 '예수님 다시 오시리' '하나님께 영광' 등 두 곡의 특별찬양을 했다. 이 밖에 성찬 예전은 이범성 목사(NCCK 장애인소위원회 위원, 실천신학대학원 실천신학 교수)의 집례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