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상승폭은 미미했다.

옵션만기를 하루 앞두고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매물이 쏟아진데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1조원 이상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4.89포인트(0.27%) 오른 1,806.24에 장을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3.98% 오르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각각 4.74%와 5.29% 올라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런 수준이다.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최소 2년간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뉴욕증시가 급반등한 것을 호재 삼아 76.05포인트(4.22%) 오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세는 급격하게 약화했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물을 내놨고 프로그램매물도 끝없이 쏟아진 결과다. 결국, 1,800선을 간신히 지켜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외국인은 1조2천8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11일 1조3천94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이후 최대치다.

전날 1조1천717억원 순매도를 고려하면 불과 이틀 새 2조4천억원 넘게 팔아 치운 셈이다.

프로그램매매는 2조1천35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 5월12일의 1조6천812억원이다. 전체 프로그램매물 중 차익거래가 1조4천625억원에 달했다.

6월 만기 이후 매수차익거래를 대규모로 쌓은 외국인이 옵션만기를 하루 앞두고 시장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가 악화하자 청산에 나선 것이다.

한화증권 이호상 연구원은 "외국인은 6월 만기 이후 2조6천억원 가량 차익매수를 했는데 이틀간 1조6천억원 정도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1조원 가량의 물량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수차익잔고는 어차피 청산돼야 할 물량인 반등장세에서 처리한 게 오히려 잘 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옵션만기 당일에 청산돼야 할 물량이 분산돼 매물 압박을 줄였다는 이유에서다.

프로그램매물이 집중된 탓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채 줄줄이 하락세도 돌아섰다.

삼성전자[005930]가 0.55% 내렸고 현대차[005380]와 POSCO[005490]도 각각 0.77%와 2.21%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S-Oil[010950]은 유가 급락에 8.60%, 7.84% 추락했다. 호남석유[011170]도 4.68% 내렸다.

이에 반해 기아차[000270](1.45%)와 현대중공업[009540](2.34%), 하이닉스[000660](3.96%), 현대제철[004020](4.19%), NHN[035420](9.43%) 등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이어진 급락장에서 공매도 물량이 급증했던 종목들이다. 반등 과정에서 숏커버링이 나와 급등했다.

프로그램매물의 소나기를 피한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0.67포인트(4.77%) 오른 453.55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도약했다. 대장주인 셀트리온[068270]이 3.75% 상승했고 서울반도체[046890](6.67%), 네오위즈게임즈[095660](7.93%), 젬백스[082270](12.68%), 차바이오앤[085660](10.40%) 등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원ㆍ달러 환율은 7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보다 8.10원 내린 1,80.00원에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05% 상승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3.25% 올라 마감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1.27%와 2.42% 상승해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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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코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