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결국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추진한다.
STX그룹은 지난 5년간 계속되어 온 조선·해운 불황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STX그룹은 리먼사태 이후 상선시장 불황에 따른 선박가격 하락, 헤비테일 방식으로 대표되는 선박대금 결제조건 악화,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회사채 발행 어려움, 중소협력업체 자금 지원 축소 등으로 인해 잇따른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은 1,400개, 60,000명에 이르는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35,000명에 달하는 회사 종업원 고용유지를 위해서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이라는 내부 결정을 내렸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강제성을 갖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채권단이 기업과 자구노력 등에 대한 협약을 맺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STX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또한 자율협약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비해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자율협약을 맺은 기업은 자산 매각, 경영효율화 등의 자구노력을 통해 자체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게 된다.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은행협의회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주요 경영 사항을 공동 협의할 계획이다. 자율협약 약정 체결 후에는 추가 자산 매각 등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할 방침이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수주 잔고만 159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4대 조선소로서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향후 조선시장이 회복되면 자율협약 조기 졸업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