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단체들이 15일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기대를 저버렸다며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진보단체들로 구성된 전국민중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 공원에 집결해 '민중총궐기'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1만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오후 3시40분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당초 대형 체육관, 경기장 등 체육시설에서 집회를 열고자 했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이유로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이에 낮 12시30분께 기습적으로 여의도 공원으로 장소 공지를 했다.
오후 1시가 되자 노조원들은 속속 여의도 공원으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경찰도 뒤늦게 136개 병력을 여의도로 급히 옮겨왔다.
여의도 공원에서 진행된 만큼 기존과 같은 도로 점령은 없었고, 지하철 무정차 통과도 없어 시민들의 큰 불편은 없었다. 다만 제한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몰리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공원 곳곳에서는 노조원들이 담배를 피워 공원을 지나는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전국민중행동은 결의문에서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권에 기대했지만 그들 역시 우리의 기대를 배신했다"며 "배신당한 민중에게 희망이 돼야 할 대선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회 불평등을 혁파하고 사회의 근본적 개혁을 통해 자주·민주·평등·생태·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주택·의료·교육·돌봄·교통·공공성 강화 ▲모든 노동자에 근로기준법 적용, 특수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 보장 ▲중대재해 근본대책 관련법 개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참여 중단 ▲차별금지법 제정, 집회 자유 보장,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연합군사연습 영구중단, 대북적대정책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본대회는 이날 오후 2시37분께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회사와 함께 시작됐다.
양 위원장은 "박근혜 퇴진의 촛불을 들었던 우리가 다시 광장에 모인 이유는 절박함"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민중총궐기 요구안을 제시하고 이 사회를 바로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는 "모래성 같은 거품경제가 언제 무너질 지 모른다"며 "코로나19로 빚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던 서민들은 평생 집 한 칸을 가질 수 없어 빚을 내서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대규모 집회 이후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불법시위 수사본부는 "여의도 공원에서 대규모 불법집회를 강행한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 등에 대해 집시법 및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불법집회 주최자에 대해서는 즉시 출석을 요구하고 주최자 외 일반 참여자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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