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구를 감싸고 있는 가느다란 반물질 띠가 처음으로 발견돼 지구의 자기장이 반물질을 붙잡아 둘 수 있다는 가설이 확인됐다고 BBC 뉴스가 7일 보도했다.
지난 2006년 발사된 이탈리아-러시아 합작 파멜라(Payload for Antimatter Matter Exploration and Light-nuclei Astrophysics) 위성 자료를 분석해 온 과학자들은 붙잡힌 일반물질로 이루어진 밴앨런대(帶)들 사이에 소량의 반양성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했다.
파멜라 위성은 태양과 태양계 바깥쪽으로부터 방출되는 고에너지 입자의 성질을 연구하기 위해 발사됐다. 우주선(線) 입자들은 지구 대기를 구성하는 입자들과 충돌해 수많은 입자의 소나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런 우주선 입자들이나 이런 입자들이 만들어내는 `딸' 입자들이 밴앨런대에 붙잡히는 것이다.
밴앨런대는 지구 적도 상공을 도넛 형태로 둘러싼 방사능대로 고도 3천㎞ 부근의 내측대(內側帶)와 2만㎞ 부근의 고측대(高側帶)가 있다. 조개 모양으로 지구 주위에 구부러져 있고 극 쪽에서는 지표에 근접해서 구부러져 있다.
파멜라 위성은 `남대서양 이상(異常)지대'(SAA)로 불리는 영역을 지날 때 정상 수준보다 수천 배나 많은 반양성자를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밴앨런대와 유사한 반양성자 띠가 반양성자를 붙잡아 두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양성자는 대기 중의 일반 물질과 만나면 순식간에 소멸한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반양성자 띠는 지구 부근에서 발견된 가장 대규모의 것이라면서 "붙잡힌 반양성자는 대기구성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사라질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저고도대에서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고도가 수백 킬로미터 이상이 되면 소멸률이 훨씬 낮아져 반양성자가 대량으로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발견으로 오래전부터 이론적으로 존재가 예상돼 왔던 반물질 띠가 확인됐을 뿐 아니라 이런 입자들은 장차 우주 탐사선의 새로운 연료 공급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