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0명중 6명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소비계획에 대해서도 지출을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늘리겠다는 소비자보다 많았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서울과 6개 광역시에 거주하는 500가구를 대상으로 '최근 소비애로요인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작년 이맘때 대비 올해 소비지출규모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보다 줄였다'는 응답이 57.0%였다고 12일 밝혔다. '늘렸다'는 답은 12.0%였다. <'비슷하다' 31.0%>
소비를 줄인 이유로는 '물가불안'(46.0%)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경기침체'(27.7%), '가계소득 감소'(18.2%), '집값하락·전세금상승'(5.6%), '가계부채 증가'(1.8%) 등을 차례로 들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물가가 지표상으로는 안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산물이나 전세가격, 공공요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일반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이 높고 이로 인해 물가상승을 소비축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소비항목별로 살펴보면 외식비 등 문화형소비는 줄고, 식료품비나 주거비 등 생계형 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인 항목으로 응답자들은 '외식·숙박비'(30.6%), '오락·문화비'(24.1%), '의류비'(15.8%), '가사제품'(8.2%) 등을, 지출을 늘린 항목으로는 '식료품비'(32.7%), '주거비'(21.9%), '교육비'(10.2%), '교통비'(9.7%), '통신비'(8.6%) 등을 차례로 꼽았다.
대한상의는 "최근 국내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생활에 필수적인 지출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씀씀이를 줄이려는 소비행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소비계획을 묻는 질문에 '줄일 것'(35.0%)이라는 응답이 '늘릴 것'(22.8%)이라는 답변보다 많았고,<'현상유지' 42.2%> 가장 먼저 줄일 항목으로는 '외식·숙박비'(29.3%), '오락문화비'(22.4%), '의류비'(12.8%) 등을 차례로 답했다. <'식료품' 9.8%, '통신비' 7.8%, '주거비' 6.0%, '술담배' 3.0%, '가사제품' 3.9%, '교통비' 3.3%, '교육비' 0.8%, '의료비' 0.7%, '기타' 0.2%>
한편, 소비자들의 가계소득은 작년에 비해 다소 늘었으나 가계부채 수준 역시 덩달아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와 비교한 가계소득 수준에 대해 '늘었다'는 응답이 35.0%로 '줄었다'(28.8%)는 답변보다 다소 많았지만<'비슷하다' 36.2%>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응답도 38.0%로 '감소했다'(24.8%)는 답변을 웃돌았다. <'부채없음' 36.6%, '변동없음' 0.6%>
가계부채가 늘어난 이유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생활자금 충당'(42.6%)을 꼽아 부채 또한 생계형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전월세자금 충당'(16.3%), '주택구입'(15.8%), '사업자금마련'(8.9%) 등을 부채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자동차·가구 구입' 5.8%, '재테크' 3.2%, '기타' 7.4%>
현재 부채수준에 대해서는 '감당할만한 수준'이라는 답변이 35.6%, '과도한 수준'이나 '문제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응답은 각각 15.2%, 12.6%로 나타났다. <'부채없음' 36.6%>
소비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대책으로는 '물가안정 지속'(46.6%), '경기회복'(32.0%), '일자리 확대'(8.2%), '부동산시장 안정'(5.8%) 등을 차례로 답했다. <'금리 안정' 3.0%, '감세 등 세제지원' 2.4%, '정부 재정 지출 확대' 1.8%, '기타' 0.2%>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최근 세계경제 불안과 엔저현상으로 우리 수출마저 힘들어지는 가운데 민간소비까지 위축되고 있다"면서 "새 정부는 농수산물 가격, 전세가격, 공공서비스요금 등 서민 생활과 관련된 물가의 안정에 힘쓰는 한편 과감한 경기부양 정책,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민간소비를 진작시키는 노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