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겨울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일부 석탄발전기를 멈춰 세울 예정인 가운데,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 원전 발전 기여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석탄 발전을 대체할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겨울철 원전 가동률(설비 규모 대비 원전 발전량)은 80%대 이상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확정한 '전력수급 및 석탄발전 감축 대책'에 따르면 이번 겨울 전체 석탄발전기 53기 중 8~16기의 가동이 정지된다. 전체 석탄발전기 중 최대 30%의 발전이 중단되는 셈이다.
정부는 올겨울 최대 전력 수요를 기준 전망 90.3GW(기가와트), 상한 전망 93.5GW 안팎으로 추정했다. 공급 능력은 110.2GW를 확보했고, 최저 예비력은 석탄발전 감축 방안 시행 이후에도 10.1GW 이상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최저 예비력이 10GW를 웃돌면 전력 수급 위기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 1년 전과 비교해 최대 전력 수요 전망은 3.1GW, 최대 전력공급량은 6.9GW 가량 높게 잡았다.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국제 LNG 가격 및 수급 등을 고려하고, 겨울철 기간 발전기 정비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겨울철 석탄 발전 감소에 따른 전력 공백은 LNG 발전 등으로 메우게 된다. 석탄에 비해 탄소 배출이 적은 LNG는 탄소중립 과정에서 대표적인 '브릿지 전원'으로 여겨진다.
다만 우리나라는 LNG를 전량 수입해 가격 변동성에 취약하다. 그런데 최근 국제 LNG 가격이 가파르게 뛰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저유가 여파에 LNG값이 크게 떨어졌던 1년여 전과는 상황이 뒤바뀐 셈이다.
이는 중국이 전력난을 겪으며 LNG 수입을 대폭 늘리고, 러시아는 유럽으로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을 줄이는 등 국제 에너지 수요·공급 상황이 달라져서다. 산업부에 따르면 10월 기준 LNG 가격은 톤(t)당 668달러로 전년 대비 약 142.2%, 전월 대비 약 17%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해에는 겨울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LNG 306만t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수급 상황이 민감한 점 등을 고려해 확보 물량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겨울철 전력 수급에서 원전 기여도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의 동절기 계획예방정비 일정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내년 2월 사이에는 0.7GW급 월성 2호기(2021년 12월 10일 ~ 2022년 1월 30일), 0.95GW급 한빛 2호기(2022년 1월 17일 ~ 2022년 6월 4일), 1GW급 한울 6호기(2022년 2월 6일 ~ 2022년 4월 18일)가 정비에 돌입한다.
앞서 정비를 시작한 새울 신고리 3호기는 이달 중, 월성 4호기는 다음 달에 각각 정비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발전을 재개하게 된다.2017년 5월 중순부터 발전이 정지된 한빛 4호기(1GW급)의 정비 완료 계획은 미정이다.
이런 일정대로 진행되면 동절기에 각 원전의 정비 기간은 최대한 3기까지만 겹치게 된다. 정비 일정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겨울철 원전 가동률이 80%대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원전 24기의 전체 설비 용량은 23.25GW인데, 발전량이 20GW일 경우 원전 가동률은 약 86%다.
한편 문재인 정부 들어 연간 원전 가동률은 2017년 71.2%에서 2018년 65.9%로 하락했다. 이후 2019년 70.6%로 반등해 지난해 75.3%로 더 늘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2년간 원전 가동률이 늘어난 것을 놓고 탈원전 정책과 반대되는 흐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정부는 원전 가동률은 안전 점검, 정비 일수 등에 따라 결정되므로 에너지 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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