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AA->AA+)한 이후 첫장을 연 8일 세계 증시는 말 그대로 '패닉(공항)' 상태에 빠졌다.
이날 증시 폭락은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예상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미 채권시장에서 채권 투매 현상이 벌어져 국채 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황은 정반대였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지 문답으로 알아봤다.
- 주가 폭락의 원인은 뭔가?
▲ 주식은 통상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데, 특히 경제가 불안할 때는 더욱 그렇다. 경제가 성장기에 있다면 회사들은 사업을 확장하고 고용을 늘리면서 이윤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부진한 경제지표들은 미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S&P의 신용등급 강등 이전부터 투자자들은 미 경제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원유가격이 하락한 것도 원유 트레이더들이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 주식을 판 돈은 어디로 가나?
▲경기둔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안전자산 쪽으로 몰리고 있다. 금값은 8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700달러를 넘어섰다. 투자자들과 자금 운용자, 외국 은행들이 앞다퉈 미국 국채를 사들임으로써 채권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채권수익률의 하락은 채권 값이 올랐다는 의미다.
- 왜 국채를 사들였나? S&P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는 미 국채 투자가 더 위험해졌다는 뜻 아닌가?
▲미 국채의 등급 강등에 상관없이 투자자들은 미 국채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채는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전히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이 AAA인 다른 국가들도 있지만, 이들 국가는 미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고 채권 발행 물량도 적다. 미 국채 이외에 투자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S&P의 등급 강등 결정 이외에 시장이 요동친 다른 이유가 있나?
▲유럽의 상황이 암울한 것도 이유다. 각국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국채 매입을 시사했다. 스페인 혹은 이탈리아의 디폴트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다른 국가들까지 재앙에 빠뜨릴 수 있고, 전 세계 금융회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밖 해외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좀 더 낙관적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세계 주식시장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과 유럽의 불안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머징마켓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