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명절 설날에는 온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집안 어른들이나 가족들 가볍게 던진 한 마디가 오히려 듣닌 이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남을 수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대표 이정근)이 구직자 1,113명과 직장인 1,575명을 대상으로 '설날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을 조사한 결과, 구직자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앞으로 어떻게 할거니?'가 22.6%로 1위를 차지했다.
구직활동을 하면서 불투명한 미래가 누구보다 답답한 구직자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것은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은 꼴이다.
2위는 ▲ '아직도 취업 못했어?'(15.9%)이다. 취업을 했다면 묻기 전에 먼저 알렸을 것이다. 굳이 취업 못한 것을 공론화하는 것은 싫을 수 밖에 없다. 3위는 ▲ 'OO은 좋은 회사 들어갔던데'(12.7%). 이 말을 들으면 구직자들은 속으로 '그래서 어떡하라고요.'라는 생각이 들 것.
이외에도 ▲ '애인은 있니?'(8.5%), ▲ '일단 아무데나 취업해'(6.6%), ▲ '살 빼고 관리 좀 해라'(5.7%), ▲ '언제 취업해서 돈 모을래?'(5.1%), ▲ '한 살 더 먹었는데 정신 차려야지?'(4.9%) 등을 듣기 싫은 말로 선택했다.
직장인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은 결혼여부에 따라 1위가 다르게 나타났다.
미혼 직장인들의 경우 ▲ '결혼은 언제 할래? 애인은 있어?'(47.3%)를 첫 번째로 꼽았다. 사람인 조사에서도 미혼 직장인 절반 이상(53.6%)이 불황에 결혼 생각을 뒤로 미룬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적 문제 등을 이유로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명절마다 반복되는 집안 어른들의 결혼 재촉은 많은 직장인들에게 압박감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 '살 빼고 관리 좀 해라'(7.9%), ▲ '회사가 어디야? 유명해?'(7.7%), ▲ 'OO는 연봉이 얼마라더라'(6.7%) 등의 응답이 있었다.
기혼 직장인들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은 ▲ '애는 언제 가질래? 빨리 낳아야지?'(13.3%)였다. 높은 양육비 부담과, 여성의 경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 때문에 자녀 출산을 미루는 부부들이 많은데, 더 늦기 전에 자녀 계획을 서두르기를 바라는 주위의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상대를 생각해주는 좋은 의도라도 지나친 관심이나 비교하는 말은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며 "명절에는 따끔한 조언보다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가 더 어울리는 날임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