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0 건강보험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는 86조9545억원으로 전년(86조4775억원)보다 0.6% 늘었다.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의료기관에 지불한 진료비와 환자가 의료기관에 지불한 본인부담금을 합한 것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진료비 상승률은 2017년(7.4%) 이후 2018년(12.0%)과 2019년(11.4%)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코로나로 병원을 이용하는 횟수가 감소한 게 영향을 주면서 증가폭은 둔화했지만, 고령 인구 증가 등의 요인으로 진료비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전체적인 입원 일수 등은 줄었지만, 65세 이상 진료비가 증가하면서 진료비 지출은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진료비는 37조4737억원으로 전년보다 4.6% 늘었다. 노인 진료비는 2013년 18조원을 돌파한 뒤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노인 진료비가 전체의 43.1%를 차지한다. 전체 진료비에서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38.7%에서 2018년 40.8%, 2019년 41.4%로 증가세다. 1인당 월평균 진료비도 40만4331원으로 전년(40만9536원)보다 1.3% 줄긴 했지만 연속 40만원을 넘어섰다. 국민 1인당 월평균 진료비의 2.9배 많은 수치다.
고령화 속도가 가파른 것이 진료비 추이에 큰 영향을 줬지만 지난해로 시행 4년 차인 정부의 문재인 케어 정책이 과잉 진료를 부추겨 진료비 부담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5'로 불리는 5개 상급종합병원 급여비는 4조2843억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었다. 빅5 급여비는 2014년에만 해도 2조4169억원이었는데 2016년 3조를 돌파한 뒤 매년 증가하고 있다. 빅5 병원 진료비는 전체 의료기관의 8.1%, 상급종합병원의 35.3%를 차지했다. 빅5 병원의 진료비 점유율은 2016년 8.1%, 2017년 7.8%, 2018년 8.5%로 8%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입원하는 평균 일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평균 적용인구(5136만138명 기준)의 1인당 월평균 입·내원 일수는 1.56일로 직전 해(1.77일) 대비 11.9%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11만4069원으로, 전년(10만9558원)보다 4.1% 증가했다.
요양기관별 진료비 점유율을 살펴보면 종합병원급이 34.8%이었고 의원급 27.7%, 약국 20.5%, 병원급 16.9%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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