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새누리당을 비롯해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대선공약 수정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17~18일 이틀에 걸쳐 대선 기간 각 지역의 선거운동을 총괄한 새누리당 지역 선대위원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박 당선인은 전날 낮 시내 한 음식점에서 수도권과 호남권, 강원도 지역 선대위원장 20여명과, 이날 PK(부산·울산·경남)와 충청권 지역 선대위원장 30여명과 잇달아 오찬을 가졌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대선 때 공약한 것을 지금 와서 된다, 안 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그런 것은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 할 일이지 지금 정당이나 언론 등 밖에서 가타부타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심재철 최고위원 등 당 일각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공약 우선순위 재조정론이나 대형 예산이 수반되는 공약의 속도조절 또는 출구전략론 등을 일축하는 동시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대선 공약을 가급적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의 이런 의지는 정부 업무보고 청취를 끝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 마련 작업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당선인은 한 참석자가 "반값 등록금을 공약했는데 대학 구조조정이 먼저 이뤄지도록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건의하자 "대선 때 실현 가능한 것을 추려 공약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선거 때 약속하고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잘 지켜야 정부에 대한 신뢰가 쌓일 것"이라며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약을 꼭 지켜서 국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당선인은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농림축산부'가 '농림축산식품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농림'이라는 말에 식품까지 모두 포함되는 것"이라며 "대신 식품안전 문제가 중요하므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과 지역 선대위원장들의 오찬은 2시간가량씩 진행됐으며, 박 당선인은 모든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 당선인은 수첩을 꺼내들어 참석자들의 각종 건의 및 의견을 메모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 때 어려운 지역에서도 예상 외로 많은 표가 나왔다"며 "수고 많이 하셨다"며 지역 선대위원장들을 격려했고, 참석자들은 "임기가 끝날 때 박수 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며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