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과 부부 갈등을 겪고 있는 이주여성들을 위해 모국어로 의료·법률문제 등을 조언해주는 상담소가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6일 동작구에 폭력 피해 이주여성 전문 상담기관인 '남서울 이주여성 상담소'를 설치하고 전화 및 방문 상담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상담소 운영 예산은 여성가족부와 서울시가 함께 부담한다.
상담소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이주여성들로 구성된 상담원 4명과 '통·번역 지원단'으로 꾸려진다. 중국어·베트남어 등 6개 언어가 지원된다. 이주여성이 폭력 피해 후에 겪는 심리·정서적 충격, 생활·체류 불안정 등 복합적인 문제를 모국어로 상담받을 수 있다.
매년 이주여성은 늘고 있지만, 이들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50대 한국인 남편이 30대 베트남 출신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뒤 암매장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30대 남편이 베트남 아내를 3시간 동안 무차별 폭행해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이주여성들이 가장 상담을 많이 받은 분야는 성폭력·가정폭력 등에 대응할 법률문제였다. 총 상담 건수 1만1125건 가운데 가정폭력이나 성희롱·성추행을 포함한 성폭력, 절도 피해, 이혼 절차 등과 관련한 법률 상담이 23.9%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긴급 생활 지원 등 각종 생활 관련 상담(18.6%)과 이혼 상담(15.8%)이 그 뒤를 따랐다. 체류 상담(9.3%)을 비롯해 가정 폭력(7.2%), 이주여성의 피난처 역할을 하는 쉼터 상담(7.0%), 부부 갈등(4.8%), 의료(3.6%) 등의 순이었다. 가족 불화(1.9%), 심리 정서(1.6%), 노동(1.3%) 외도문제(0.9%), 일반 폭력(0.4%), 가출(0.2%) 등의 상담도 이어졌다.
김기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이번 상담소 개소로 서울 및 수도권의 이주여성들이 출신 국가의 언어로 전문적인 상담은 물론 통·번역, 의료·법률 등의 연계 서비스를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이주여성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들을 발굴·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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