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대교구장 프랜시스 조지(Francis George) 추기경.   ©자료사진=聖 정하상 바오로 성당

미국 일리노이주(州)가 10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주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 대교구장 프랜시스 조지(Francis George) 추기경이 사제들에게 서한을 보내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관할 지역의 의원들에게 전달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결정할 주민투표가 주 의회의 잔여 회기(Lame-duck session)인 다음 주 중으로 예정된 가운데, 이 법안이 가결될 경우 미국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주가 동성결혼을 찬성하게 된다. 일리노이주의 인구는 약 1300만명으로, 이는 미국내 다섯 번째 규모다.

이날 시카고 트리뷴은 조지 추기경의 말을 빌려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시민법이 법적인 마찰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 추기경은 서한에서 "미국은 자연이 스스로 우리에게 불가능하다고 알려주는 것을 만들어 낼 권한이 없다"며 "좋은 목회는 가정이 그들이 자녀들을 모두 수용하고 관계성을 깨지 않도록 격려한다"고 설명했다.

추기경은 또 "비록 가톨릭 교회가 동성애에 반대하고는 있지만, 동성애자들과 거리를 둬서는 안된다"며 "좋은 목회자는 가족들에게 그들의 어린이를 모두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그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지 추기경의 이같은 발언은 그레그 해리스(Greg Harris) 시카고 주지사와 히더 스틴스(Heather Steans) 상원의원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 며칠 전에 나왔다.

앞서 패트 퀸(Pat Quinn) 일리노이 주지사와 람 엠마뉴엘(Rahm Emanuel) 시카고 시장은 이 법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최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동성 결혼 합법화를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다음달 초까지 법안을 통과시켜 일리노이가 미국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10번째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의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신 이노우에(Shin lnouye) 백악관 대변인은 시카고 선타임즈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각 주의 입법부에서 고려중인 모든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지는 않으나 '모든 사람들은 존경받고,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노우에 대변인은 "대통령이 이미 언급한 것처럼, 그의 개인적인 견해는 '사랑하며 헌신된 관계에 있고, 결혼하고 싶어하는 커플들의 결혼을 막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며 "대통령이 일리노이주 의원으로 계속 있었다면, 일리노이의 모든 커플들을 공평하게 대하는 이 법안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에 조지 추기경은 사제들에게 이번 주말에 각 성당 게시판에 이 서신을 게시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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