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동시대적 교회 음악과 하나님 나라'를 모토로 한국에서 시작된 '찬양과 경배' 운동이 어느덧 25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이를 기념해, 워십리더들과 함께 찬양의 역사와 현실을 살피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 두번째 인물로 5년 전 서울 강서구에 뉴사운드교회를 개척, 목회와 찬양사역에 힘쓰고 있는 천관웅 목사(사진)를 만났다.
천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ACTS)와 총신대 신대원에서 수학했다. 1991년부터 9년 간 컨티넨탈싱어즈에서 싱어, 부지휘자, 지휘자, 연중사역팀인 COLOR 1기 리더로 활동했고, 1999년부터 8년 간 디사이플스 리더로서 팀을 이끌었다. 2008년 3월 뉴사운드교회를 개척해 담임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한국공연예술교육원 CCM음악학부장도 맡고 있다.
천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ACTS)와 총신대 신대원에서 수학했다. 1991년부터 9년 간 컨티넨탈싱어즈에서 싱어, 부지휘자, 지휘자, 연중사역팀인 COLOR 1기 리더로 활동했고, 1999년부터 8년 간 디사이플스 리더로서 팀을 이끌었다. 2008년 3월 뉴사운드교회를 개척해 담임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한국공연예술교육원 CCM음악학부장도 맡고 있다.
- 디사이플스 사역을 내려놓고,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20세 때 컨티넨탈싱어즈의 평단원으로 시작해, 싱어, 지휘자, 팀 리더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디사이플스에서도 오랫동안 사역했는데, '내 인생이 마치 크리스천 스타로서 단회적 대형무대 같다'는 고뇌가 들었다. 집회 현장에서의 청년들의 눈물의 기도와 결단은 1주일을 넘기지 못했다. 정작 죄 앞에서는 무력한, '예배 중독자들'만 양산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좁은 문 앞에서 뒤돌아서는 청년들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책임감 없이 감성만 만져주는 것은 아닐까'라는 '목양에의 고민'이 들었고, 결국 뉴사운드교회를 개척하게 됐다.
대형무대에서 박수갈채를 받는 스타가 아닌, 한 사람의 목회자로서 성도 한 명 한 명과 함께하고 싶었다. '애들 많이 모으고 여세를 몰아가면 힘들지 않을 거다'라고 주변에서 회유도 했었지만, 목양에의 목마름과 열정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장작에 불을 계속 지펴대면 숯이 되는데, 숯은 빨리 식는다. 이는 '단회적 대형무대'와 같은 것이다. 땔감을 지속적으로 넣어야 하는데, 이것이 양육이다. 진정한 양육과 훈련과 도전이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었다."
- 교회 개척 후 '단회적 대형무대'에 대한 고민은 해결됐나.
"단지 교회를 개척했다고 '단회적 대형무대'가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주일예배는 드리는데 삶의 변화가 없다면 똑같은 것이다. 요한 웨슬레는 대형집회의 실상을 지적하며 속회(감리교 신도들의 구역 기도회)를 만들었다. 뉴사운드교회의 소그룹 양육훈련은 속회와 같다. 소그룹 훈련을 통해서 성도들이 확실하게 변화되는 것을 보게 됐다. '일반 성도들을 어떻게 하면 양육의 자리로 이끌 것인가', '잠자는 다음 세대를 어떻게 깨울 것인가'라는 고민이 컸다. '단회적 대형무대'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과 선교에 힘쓰고 있다. 출석 절반에 해당하는 150여명의 청년들을 선교 보낸 적도 있는데, 굉장한 자부심을 느꼈다."
- 교회의 목표는 무엇이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사역자와 교회는 많은데, 같은 지역에 십자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워십사역 경험을 토대로 강력한 찬양사역과 양육체계를 가진 파라처치(Para Church, 선교단체)적 교회를 꿈꾸게 됐다. 내부 양육 훈련만 탄탄하게 이뤄진다면 파라처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의 결실도 이뤄냈다. 주기적으로 성도들과 함께 광야교회에 방문해 노숙자들을 섬기고 있는데,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봉사할 계획이다. 개척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아프리카 케냐와 태국, 단동에도 선교사도 파송했다. 2010년 '킹덤 드림 콘서트'에서는 성도 150여명과 함께 부산, 대전 등 지방에 가서 찬양선교사역을 감당하기도 했다. 부산 백스코에서는 3천명이 실내에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 침체기인 찬양계를 어떤 방향으로 회복해 나아가야 할까.
"부흥사들의 서적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경제적 풍요가 아니라 부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흥이 어려운 것은 복음이 얕고 넓게 퍼졌기 때문이다. 1980~90년대 초반 순수하고 뜨거웠던 찬양단체들도 어느 정도 상업성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하나님과 워십으로 통했다면, 세상과 소통하며 선지자적 기능을 감당하는 CCM도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얕은 것이다. CCM에 상업성이 개입되면서 순수성이 훼손된 것이다. '찬양과 경배'운동은 '세상에 뒤처지지 않는 동시대적 음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식상한 교회문화에 신선함을 던져줄 수 있는 음악들이 쏟아져 나왔고, 음악의 수준도 높아졌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과 구별되는 찬양, 선지자적 메시지가 있는 찬양이 나와야 한다."
"찬양사역자들은 자신들의 찬양과 메시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각해야 한다. 내 노래들은 위로만 주지 않고 회개와 도전, 십자가의 메시지를 함께 전달한다. '밀알', '나실인', '용사' 등 노래의 가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대중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변함없이 내 노래를 깊이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다. 십자가의 가사 속에서의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을 느낀 사람들이다. 어른들은 안락주의에,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데, 부흥이 올 수 없는 것이다. 찬양사역자들도 어느 순간 무거운 십자가의 메시지를 내려놓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교회 세속화와 무력화의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찬양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큰 교회의 찬양팀도 '단회적 대형무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시간 예배 준비하고 20분 찬양하고, 끝나면 다시 연습하고 떡볶이 먹고 집에 간다. '공급'이 없는 것이다. 찬양팀만을 위한 훈련 코스가 필요하다. 뉴사운드교회는 대외적으로 워십스쿨을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가능하면 한 교회의 찬양팀을 전부 받아서 교육시키고 있다. 교역자의 문화적 마인드, 설교자와 워십리더의 질서관계, 멤버들의 자기 정체성, 영적 기름부으심에 대한 이해, 기술적 훈련은 시스템을 통해서만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교회 내적으로는 트레이닝 존을 만들어 8개 예배 팀을 훈련시키고 있다. 뮤직디렉터를 세우고 리서치도 하고 책도 읽고, 강연도 하며 지속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투자해야 한다. 12명 정도가 모여서 삶을 돌아보고 그것이 무대 위에서 영성으로 흘러야 하는 것이다. 체계적 훈련을 통해 지역교회가 살아나야 한다. 특정 찬양팀의 집회에만 사람이 몰리는 것은 병리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 저작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반 가요는 생존경쟁 관계이고 가수들에게 함부로 했다가는 난리 나니까 체계가 잘 잡혀있다. 그런데 CCM 가수들은 자기 권리도 못 찾는 무지한 농부들이라고 생각하는지, 저작권과 관련해 불성실한 대우를 받는 것 같다. CCM은 특수음악처럼 되어 있어 보호도 받지 못한다. 몇몇 찬양사역자들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문가가 아니기에 한계가 있다. 바라기는 이 분야를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인사를 세워 법을 구축해 나갔으면 좋겠다. 후진국적인 행태이다. 서구에서는 아이들의 저작권도 철저하게 지키는데, 찬양 사역자들에게는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후배들에게 할 조언이 있는가.
"교회와 순수성 두 가지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 길에 들어선 것은 '재정적 어려움까지도 주님께 위탁했다는 것'이다. 이제 찬양사역만으로 돈 벌고 사는 개념은 없어졌다. 인지도가 있는 나도 교회와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생계를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무대 위에서 잊지 못할 은혜의 생채기를 내라. 십자가 앞에서 힘들어도 순종하고 하나님 앞에 자신을 드리는 것이 진정한 위로다. 가난하고 사례가 없어도 진검승부하며 가야 한다. 또 넘어졌을 때 붙들어 줄 수 있는 공동체가 있어야 한다. 혼자서 덜렁 있을 때에는 음성적인 죄를 짓게 되기 쉽다. 공동체 없이 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은 위험하다. 양심의 정도와 법을 지키며 사역해 나가야 한다."
천관웅 목사가 이끌고 있는 뉴제너레이션워십은 오는 12월 27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신촌성결교회 본당 성봉채플에서, 근디스트로피로 근육기능이 상실된 이동남 씨와 '잔디네집'을 후원하기 위한 무료 콘서트 '천관웅 and Friends'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