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23일 지난해 초등학교 4~6학년, 중·고교생 총 1만45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년마다 실시하는 이 조사는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1년 사이 성인용 영상물을 본 적 있다는 청소년은 37.4%로 2018년(39.4%)보다 다소 줄었다. 하지만 초등학생 이용률은 33.8%로 18년(19.6%) 대비 크게 증가했다. 중학생이 42.4%에서 32.2%로, 고등학생이 58%에서 45.1%로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고교생은 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31.8%)에서 성인용 영상물을 봤고, 초등학생은 인터넷 개인방송과 동영상 사이트(21.6%), 포털사이트(19.4%), 스마트폰앱(18.5%), 메신저(18.4%) 등에서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성유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TV 등 실시간 시청이 아닌 유튜브 같은 영상매체로 매체물 소비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라며 "편한 시간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찾아서 소비하는 경향, 코로나19로 미디어 접촉이 증가해 초등학생의 영상물 이용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학생들의 성인 영상물 이용이 늘어나 학교와 가정의 지도와 다양한 매체에 대한 청소년 유해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인 영상물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많은 데 비해, 청소년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 설치율은 여전히 30% 초반 정도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성폭력 피해 2배 이상 증가해
전반적인 학교 내 폭력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온라인 공간'에서의 폭력 피해는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 피해를 경험한 남자 청소년의 경우 온라인 폭력 피해 경험률이 2018년 4.8%에서 2020년 24.9%로 급증했고, 성폭력 피해 여자청소년 가운데 온라인 성폭력 피해 경험률이 24.2%에서 58.4%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폭력과 성폭력 가해자는 여전히 '같은 학교 다니는 사람'이 72.1%, 47.4%로 많았지만,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당한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경험은 주로 성인으로부터 받았거나(34.2%) 집에 있는 술(33.6%)을 먹었다는 것이었고, 담배는 또래(담배 57.4%, 전자담배 67.7%)가 주요 경로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술·담배를 구매할 때 성인 여부를 확인했다는 경우는 30% 초반에 그쳤고,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은 경험도 절반 정도였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은 4.6%로 2018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음식점·레스토랑·뷔페 등에서 아르바이트했다는 학생은 감소했고, 배달·운전 아르바이트 경험률(0.5%→15.2%)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중 29.9%는 최저시급 이하 임금을 받았고, 18.9%는 임금 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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