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 5명 중 1명은 독거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살률과 사회적 고립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경제적·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서적으로도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을 가능성이 높아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꼽힌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은 11일 국민의 삶을 질적인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국민 삶의 질 2020'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20% 독거노인... 70세 이상 자살률 '최고'
작년 기준 독거노인(65세 이상)의 수는 158만9000명이다. 전체 65세 이상 인구의 19.6%를 차지한다. 이 독거노인 비율은 2000년(16.0%)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까지 전체 노인 인구가 2000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데 비해 독거노인은 같은 기간 2.5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일찍부터 고령화를 경험한 선진국들만큼 고령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하지 못했다"며 "혼자 사는 노인은 배우자 등 가족으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다양한 만성질환에 자주 시달리기 때문에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2019년 기준 83.3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서도 우리는 일본·스위스·스페인·이탈리아 등에 이어 10위다. OECD 평균은 80.7세로, 우리보다 낮다.
그런데 인구 10만 명당 자살인구를 나타내는 자살률을 보면, 남성과 여성 모두 70세 이상 연령대에서 최고치를 나타낸다. 2019년 기준 70세 이상 남성의 자살률은 90.5명으로 60대(54.2명), 50대(50.5명), 40대(44.5명) 등 다른 연령대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70세 이상 자살률은 과거 2000년(68.3명)과 비교했을 땐 20명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고령화와 빈곤 독거노인의 증가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여성의 경우도 70세 이상 자살률은 28.0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60대(14.0명), 50대(15.9명) 등 그 아래 연령대보다는 2배가량 높은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회적 고립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고립도는 '신체적, 정신적 위기 상황에서 하나라도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낸다.
사회적 고립도는 19~29세(18.4%)에서 가장 낮고 30대(21%), 40대(26.9%), 50대(30.4%)로 갈수록 점차 늘다가 60세 이상(36.6%)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25.5%가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도움받을 곳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한국인 삶 만족도, 11점 만점에 6점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 지표는 2019년 기준 11점 만점에 6.0점으로, 2018년(6.1점)보다 0.1점 낮아졌다. 남성(5.9점)보다 여성(6.1점)이 다소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5.8점)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만족도도 높았다. 가구소득 6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에서 만족도는 6.2점으로 나타났다.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에선 5.3점이었다.
국제비교 결과,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5.9점으로 OECD 국가들 가운데선 일본(5.9점), 그리스(5.5점), 터키(5.1점) 등 하위권이다. OECD 평균은 6.7점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문화여가지출은 전체 소비지출의 5.4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연령이 낮을수록 지출도 높아, 39세 이하 가구에서는 6.19%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에선 4.88%였다.
여가시간은 일평균 4.0시간으로, 2018년보다는 0.1시간 늘었다. 이 여가시간이 충분한지 조사한 결과, 남성은 60.0%가, 여성은 58.4%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28.8%로, 2015년(26.0%)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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