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사조그룹(회장 주진우)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지난 8월 9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 행위의 금지)에 따른 ▲부당한 자금지원 ▲부당한 인력지원 ▲기타의 사업방해활동 위반 등으로 공정위에 정식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고발장 제출 후 4개월 가까운 현 시점까지 사실 확인을 지연하고 있어 경실련은 이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성명을 지난달 28일 밝표했다.
경실련은 성명에서 "사조그룹이 화인코리아의 회생절차를 계속 방해하며 법원이 청산절차를 진행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이 같은 공정위의 지연심사가 결과적으로 사조그룹의 편법적 M&A(인수합병)를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 경실련, 공정위의 의도적 '지연심사' 의혹 제기
경실련은 특히 공정위가 의도적으로 지연심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서비스헌장'에 따르면 사건의 신고접수로부터 원칙적으로 2개월 이내에 처리하도록 되어있다. 다만, 복잡한 사건이나 사실관계 파악이 곤란하거나 외부전문기관의 시험 등 입증시간이 필요한 경우 등 처리기간이 연장될 경우에는 처리지연사유를 회신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사조그룹 부당지원행위 관련 사건은 처리기간 2개월을 넘겼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 지연사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경실련은 또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이 공정위에게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공정위는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담당자가 허위자료를 제출하여 화인코리아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태다.
공정위는 민원 당사자였던 화인코리아 측에 피고발인인 애드원플러스의 2010년 매출이 100만원이 있었다고 답변한 반면, 강기정 의원실에는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게다가 강기정 의원실에는 2011년 50억의 자금이 사조오양에서 애드원플러스로 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변하였으나,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사조오양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지원금액은 185억8000만원에 달했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 사조그룹이 지원한 애드원플러스, 경비용역업체 '맞다? 아니다?'
무엇보다 경실련은 공정위가 강 의원실에 답변한 자료가 논리적 큰 오류가 있다는 점을 들며 의도적으로 조사를 지연하고 있다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4월 화인코리아가 사조그룹의 불공정행위와 관련 요청한 조사에서 피고발인인 애드원플러스가 2011년에 경비 및 청소용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지 않았지만, 2008년까지 경비 및 청소용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한 점과 2011년에도 사업자등록증 상 업종인 '용역경비업'이 계속 유효해 언제든지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어 '경비 및 청소용역 시장에 속한 것으로 보았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해당 위법행위에 대한 부당성을 판단할 때는 애드원플러스가 자금차입 당시인 2011년 경비 및 청소용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한 사실이 없어, '관련시장에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없다'고 상반된 주장을 한 꼴이다.
◆ 공정위 시간끌기(?) 향토 중소기업은 '발동동'
이 같은 이유로 경실련은 "해당 사건은 피고발인인 애드원플러스의 주주명부에 대한 확인 조사와 사업영위 업종에 대한 판단만 명확히 내린다면 사조그룹의 부당성이 손쉽게 드러나는 간단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위 두 가지 사실에 대한 확인과 판단을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 담당 과장은 "(애드원플러스가) 화인코리아가 파산 후 채권을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불공정거래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현재 법원 판결을 존중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화인코리아 최선 사장은 "법원 판결은 회생에 관한 부분이지 불공정거래와는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공정위가 사조그룹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공정한 판단을 조속히 내려서 추후 법적절차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