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많은 미국 청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가졌던 신앙을 등지고 무신론자가 되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교회 내부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는 계속 돼 왔다.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설교와 가르침들, 지루하고 딱딱한 예배,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한 교인들….
그러나 최근 현지 언론에 실린 한 편의 기고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들이 이같은 통념과는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전철을 밟는 듯 닮아가고 있는 한국교회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복음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에릭 머텍서스(Metaxas)는 지난 2일(현지 시간) 크리스천포스트(CP)에 게재한 '젊은 무신론자들에게서 배울 점들: 왜 그들은 기독교를 떠났는가'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신앙을 잃어버리게 된 많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 성경 아닌 흥미 위주 사역이 불러온 부작용
머텍서스의 분석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대부분의 청년들의 답은 그동안 교회가 생각해 온 것과는 '상당 부분 반대되는 것'이었다는 점이다.
조사에 응한 젊은이들 중 많은 수가 교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청소년 그룹의 리더로 섬기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런 그들을 무신론자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성경을 진지하게 가르치지 않는 목회자들의 모습"이었다.
그 중 한 명인 필(Phil)이란 청년은 자신이 다니던 교회의 청소년부 목회자가 바뀌기 시작한 이후부터 교회와 멀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경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쳤던 이전 목회자와 달리, 새로 부임한 목회자는 성경을 가르치는 시간을 줄이고, 다른 활동을 늘렸다고 말했다.
머텍서스는 "필에게 신앙적 도전을 주기 보다는 그의 '비위를 맞추고자' 했던 교회의 시도가 오히려 그를 신앙에서 떨어뜨려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청소년 사역은 대부분 어떻게 하면 그들을 지루하게 하지 않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결과 그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데에 많은 시간이 할애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경을 가르치기보다는 즐겁게 놀아주거나 '친구'가 되려고만 애쓰는" 목회자들은 어린 교인들을 점차 교회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결국 필과 같은 젊은 무신론자들을 키워낸다고 그는 우려했다.
■ 확신 없는 말씀선포…영향력 잃은 메시지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선포하는 메시지 역시 점점 더 힘을 잃어가고 있다.
머텍서스는 "교회들은 그들이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아이들을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거나 신앙을 포기하게 할까봐 걱정하고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염려와는 반대로, 조사에 응한 젊은이들은 대부분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아는 상태에서, 그것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 그가 하는 말을 존중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교회가 진리를 선포할 때 그것이 젊은이들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지 못하고, 오히려 젊은이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않을까 의심에 차 표면적인 반응에만 신경을 쓸 때 그 메시지는 아무런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머텍서스는 "기독교의 진리는 우리가 진심으로 믿어야 하는 것, 그것이 정말로 우리 삶을 바꿀 수 있고 다른 이들의 삶까지 바꿀 수 있다고 믿어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이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정말로 믿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