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하지 말라’면서 내심 ‘제대로 예배하라’ 말하고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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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예장 고신 박영호 총회장 성탄절 메시지 발표

예장 고신 총회장 박영호 목사 ©창원새순교회 영상 캡쳐
예장 고신 박영호 총회장이 2020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박 총회장은 “성탄절은 대단한 영웅이 태어난 것을 기리는 절기가 아니다. 성탄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의 연약함을 짊어지신 모습으로 오신 구원자 예수님을 기뻐하는 절기”라고 했다.

이어 “사람은 누구나 강함을 구한다. 요즘은 코로나를 해결해줄 영웅을 기대한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었기에 곧 코로나를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나아가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영웅, 한 마디로 말하자면 돈을 벌어줄 영웅을 바란다. 하지만 하나님은 영웅이 아니라 아기를 보내 주셨다. 우리에게 보내어 주신 아기는 하나님이시지만 가장 연약한 아기로 이 땅에 오셨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사회다. 다들 강한 자가 되려고 한다. 좀 더 많이 가지려고 한다. 가진 자들이 자신의 것을 나누지 않고 더 빼앗아 자신의 소유를 늘리려고 한다”며 “이에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가난해지셔서 우리의 자리에까지 찾아오셔서 우리를 부요케 해 주셨다. 이것이 성탄의 메시지”라고 했다.

박 총회장은 “성탄절은 하나님이 강한 분이 아니라 약한 분으로 오신 절기다. 성탄절은 강한 자들에게 소망스러운 절기가 아니라 약한 자들에게 위로를 주는 절기”라며 “교회는 우리 주위의 약한 자들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가장 약한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기 때문다. 그 약해지심이, 우리의 모든 연약함을 짊어지심이 우리의 구원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세상은 우리가 어떻게 예배하는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예배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심으로는 ‘제대로 예배하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예배가 자기만족과 물질적인 복을 구하는 것에 불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마음이 변화되어 우리의 몸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 제물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 사람들은 예배하는 교회, 예배하는 기독교인들이 자기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되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도 교회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 총회장은 “하늘 영광을 벗어 던지고 낮고 천한 우리 가운데 자리를 펴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이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하겠다. 낮고 천한 자리를 찾아가야 하겠다. 우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을 찾아가야 하겠다”며 “우리는 강한 자가 아니라 약한 자의 모습이 되어 약한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겠다. 그것이 바로 삶의 예배요 몸으로 드리는 예배다. 성탄절의 아기 예수님은 이 땅의 가장 약한 자들도 환하게 웃을 수 있게 하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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