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들 사후 시신 기증에 긍정적 반응

사회
복지·인권
LA=김동욱 기자

응답자 79% 시신 기증 의사 밝혀
시신 기증 사유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기증자 종교 기독교인 83%, 가톨릭 7%

UC 어바인 캠퍼스 내에 세워져 있는 시신 기증자들을 위한 기념비 ©미주 기독일보
사후 시신 기증에 대해 미주 한인들이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소망 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가 356명의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2개월에 걸쳐 시신 기증에 대한 의견을 전화 인터뷰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79%인 281명이 사후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시신기증을 약속한 이들의 연령대는 70~80대가 가장 많았으며 남성(40%)보다 여성(60%)이 기증에 적극적이었다. 또 사후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답변한 사람들의 83%가 기독교인이었고, 7%가 가톨릭교인이었다. 또 미국 이민 기간이 길수록 시신 기증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시신 기증에 대한 이유는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69%로 가장 많았고, 자녀들에게 장례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8%로 뒤를 이었다.

일부 고령층 응답자들은 "미국에 대한 고마움으로 시신을 기증하겠다"며 "미국 정부가 웰페어는 물론 무료 의료혜택(메디칼 등)을 제공해 노후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니 사후 시신이나마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며 이민 온지 40년이 넘은 한 모씨 부부는 '가족과 상의해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자식보단 부부 당사자의 결정이 우선"이라며 "땅에 묻히면 뭐하느냐. 시신일 망정 좋은 일에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6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알츠하이머 등이 겹쳐 힘들게 투병했으나 지난 3월 끝내 LA의 한 요양병원에서 8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자니 윤씨도 사후 시신을 기증했으며, 그의 동생 윤종무 씨도 시신 기증 의사를 밝혔다.

자니 윤씨는 지난 2017년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소망 소사이어티에 직접 시신기증의사를 밝혔으며, 시신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UC어바인 의과대학에 기증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