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 전문가들 “대북전단 금지법, 표현의 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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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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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국회 외통위 통과에 우려 표명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한 법안이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통과한 데 대해 미국 인권 전문가들이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가 약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로베르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RFA에 “문재인 행정부는 한국의 정치·경제적 힘이 민주주의 제도와 인권 존중에 있다는 것을 망각한 것이냐”며 이번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안보와 인권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면서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비정부 차원의 비판을 중단시키는 것은 북한의 요구와 위협에 항복(capitulation)하는 것이며 이러한 균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이어 한국이 누리는(well-earned) 자유와 민주주의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며 “이 사안에서 유일한 승자는 북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의 북한 인권 운동가인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이날 RFA에 이번 법안 통과가 북한 정권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대북전단 살포가 잘못된 방향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대북 인권 단체들은 북한 주민들을 염려하기 때문에 정보와 자금 등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RFA는 덧붙였다.

그는 또 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에 외부 정보를 유입하려는 노력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역시 RFA에 한국 여당 의원들이 북한 인권문제와 인권관련 단체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이들을 탄압하고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이 법안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거듭 지적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한 북한 주민의 역량 강화만이 북한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제한된 정보 유입 수단 중 전단마저 금지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외부 정보량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RFA는 “스칼라튜 총장은 다만 이러한 법안이 민주적으로 구성된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통과된 만큼, 미국 비영리단체들과 관련 정부 관계자들은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협력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으로 불리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외통위원장이기도 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은 전단 살포 등으로 납북합의서를 위반해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북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