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 때 나온 美 대통령 6인의 추수감사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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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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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2번째 대통령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 ©Wikimedia Commons/James Blanchard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이 경제 공황, 전쟁, 테러 등의 국가적 재난 시기에 역대 대통령들이 발표한 추수감사절 선언문 7가지를 선정해 소개했다.

1863년 10월,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대통령은 미국의 남북전쟁이 여전히 진행되던 가운데 처음으로 연방 추수감사절 공식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약 53,000명의 미국인이 사망 또는 부상을 입거나 포로로 잡히거나 실종된 게티스버그 전투가 끝나고 몇 달 후에 선포됐다.

링컨은 내부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서도 “그 어떠한 인간의 모략과 지혜도 이러한 놀라운 일들을 계획하지도 못했고 그 어떠한 인간의 손도 이러한 위대한 일들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이 모든 것들은 때때로 우리의 죄들에 대해 분노하시면서도, 긍휼을 기억하시는 지존하신 하나님의 은혜로운 선물들”이라고 낭독했다.

이어 “나는 여러분들에게 그러한 특별한 구원들과 축복들에 대해서 마땅히 그분에게 돌려드려야 할 송영을 드리면서 또한 우리의 국가적 완악함과 불순종에 대해 겸손하게 참회의 기도를 드리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링컨은 “또한 피치 못하게 치른 통탄할만한 내전으로 인해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과부와 고아들, 그리고 상을 당한 자들과 고통받는 자들을 하나님의 자애로운 돌보심에 맡긴다"며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이 나라의 상처들을 치유하고 회복시켜 하나님의 목적에 일치되는 때가 속히 와서 평화와 조화와 안정과 통일을 충만하게 누릴 날이 오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돌입할 무렵에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대통령은 1917년 11월 추수감사절 선언문을 발표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선언문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한 나라로서 우리에게 많은 축복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것을 찬양하고 감사하면서 한 해의 풍성한 결실을 맺는 가을을 맞이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명예로운 풍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풍습은 전쟁과 헤아릴 수 없는 재난으로 흔들리는 큰 위험 속에서도 지금 우리는 따르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 주위에 모여든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단순한 마음의 평안과 기업의 번영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더 큰 축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윌슨은 이어 미국의 전쟁 개입은 “독립 선언을 한 위대한 날에 우리가 국가에 봉사했듯이 인류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윌슨은 또 “새로운 빛이 우리를 비춘다. 새로운 날의 위대한 의무는 우리 안에 새롭고 더 큰 국민정신을 일깨운다. 우리는 다시는 분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대공황 동안, 미국은 수백만 명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침체를 겪고 있던1934년 프랭클린 D 루즈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을 맞이한다.

루즈벨트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삶의 축복에 대해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는 이 풍습을 우리는 다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에서 그는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생활 속에서 직면해 온 문제들을 해결해 낼만한 격려와 불굴의 용기를 얻었다”며 “사회 정의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더욱 깊어졌다. 인류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새로운 공급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게 됐고, 상호 도움의 정신으로 비전을 현실화 하기 위해 협력했다”고 말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동안에도 여러 차례 추수감사절 선언문을 발표했는데, 그 중 첫번째 선언은 1942년이었다.

당시 그는 시편 23편을 인용하며, “모든 미국인이 자신의 방법으로 천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즈벨트는 “올해의 마지막 달을 보내면서 우리의 공화국과 열방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많은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며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낭독했다.

이어 “시편 23편을 통해 믿음과 용기를 받아 다시 한번 국가 비상 상황에서 우리가 직면한 - 즉 군대와 상선에서, 공장과 사무실에서, 농장 및 광산에서, 고속도로, 철도, 항공, 그리고 국가의 공공 서비스 지역, 그리고 우리 가정 - 에서 다시 일을 시작하자”고 선포했다.

1960년대의 미국은 사회적 격변의 시기였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흑인 인종 차별에 대한 격렬한 반발이 일어났으며, 특히 1968년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로버트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사건으로 이어졌다.

다음 해에 퇴임을 앞두었던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은 이 해 11월에 추수 감사절 성명을 발표했다.

존슨은 “많은 미국인들이 하나님의 축복에 감사를 드리기보다 자비와 인도를 구하는 경향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우리가 기억하고 감사할 만한 많은 일들이 있었다”면서 미국의 “민주주의의 인내와 안정”, “국민의 번영 증대”, “의료 과학에서 새로운 돌파구 달성” 등을 나열했다.

존슨은 “이러한 일들은 깊은 감사를 표하게 할 뿐 아니라, 역사상 어느 나라보다도 복의 수혜자인 우리나라가 현재의 시련을 극복하고 국민을 위한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이룰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준다”고 밝혔다.

미국은 1970년대 말 중동의 석유 파동으로 인해 원유 수입이 급격히 감소한 탓에 경제적인 침체를 겪고 있었다.

1979년 당시 대통령이던 지미 카터(Jimmy Carter)는 추수감사절에 대해 “승리의 순간이 아닌 큰 역경의 때에 이 땅에서 처음 기념되었다”고 선언문에 밝혔다.

카터는 “우리보다 앞서 온 선조들처럼, 우리는 위험과 큰 약속의 시기에 우리의 특별한 구원과 축복에 대해 감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받은 것에 비례하여 감사하기를, 또 우리의 부와 안락을 믿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자유와 풍요의 축복을 받아 평화롭게 살 수 있기를 믿으며 감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2001년, 수천 명의 미국인이 숨진 9.11테러가 발생한 두 달 뒤,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선언문을 발표했다.

부시는 이 시기를 “비범한 때”라고 부르며 “우리는 한 국민으로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큰 역경에도 불구하고 항상 하나님을 바라고 신뢰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테러 이후,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면서 이웃을 돕기 위해 그들의 안전은 제쳐두고, 손을 내밀었던 헌신적인 희생에 특히 감사를 표하자”고 덧붙였다.

부시는 “전대미문의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조치를 계획하고 조율한 각급 지도자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사랑과 기도로 마음을 열어 더 깊은 단합과 더 강한 결의를 가져다 준 수백만 신앙의 사람들(people of faith)에게 감사를 드리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