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가 29일 교단이 정한 생명존중주일을 맞아 ‘생명(LIVE)을 거스르는 모든 것은 악(EVIL)이다’(시편 139편 13~16절)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시편 139편 16절, 예레미야 1장 5절은 ‘모태에 나와 형질을 갖추기 전부터 하나님이 우리를 아시고 조성하셨다’고 나왔다. 마태복음 2장은 임신한 엘리사벳과 마리아가 만나는 장면이다. 엘리사벳은 태중의 세례요한이 마리아 뱃속에 있는 예수님을 알아보고 뛰놀았다고 한다”며 “이처럼 성경은 분명히 수정된 순간부터 생명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로마서 8장 30절에서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를 영원 전부터 우리를 정하시고 앞으로 영화롭게 하실 것이라고 말한다. 생명은 하나님이 저작권을 갖고 계신다. 모든 생명의 원천이 하나님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속한 생명을 어느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이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아이 등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서 똑같은 생명이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서) 믿는 사람은 자살, 안락사, 사형제도, 낙태 같이 인위적으로 생명을 훼손하는 일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한다. 생명권은 어떤 권리보다 앞선다. 실제 헌법도 생명권을 어떤 것보다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또 “1953년부터 제정된 형법 269조·270조는 낙태를 죄로 정했다. 그러나 헌재가 지난해 4월, 이 법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금년 말까지 법 개정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낙태죄는 자동적으로 폐지된다”며 “정부 개정안은 14주까지 여성의 의사만으로 임신 중단이 가능하고, 15주부터 24주까지 낙태허용사유로 강간에 의한 임신, 임부의 건강 위협 등에 추가로 사회경제적 사유도 포함시키며 자연유산 유도제의 사용도 허락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낙태가 13주 이내로 시행되고 있는 판국이다. 그러니 14주 이내로 낙태를 허용하는 개정안은 아예 낙태를 허용하자는 말”이라며 “계속된 의료기술 발달로 조산아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20주된 태아가 체외로 나와도 생존이 충분히 가능하다. 22주 조산된 아이의 생존율은 10.5%다. 16세 이상의 약물 낙태에 따른 폐해도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약물 낙태를 경험한 74명 중 53명이 낙태가 되지 않아 추가적인 산부인과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성공률도 낮고 합병증도 많다”고 했다.
한 목사는 “전 세계적으로 낙태 허용 국가는 64개국, 금지 국가는 148개국이며 전 세계의 70%가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며 “낙태 문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충돌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영국에서 낙태죄를 폐지하고 낙태율이 1000%나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2017년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하루 낙태는 3000건, 연간 낙태는 110만 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올해 출산된 인원은 고작 30만 명”이라며 “OECD국가 중 낙태율, 자살률 1위다. 위 통계에 따르면, 3번 이상 낙태한 사람 중 개신교인이 30%라고 조사됐다. 낙태는 회개해야 할 죄다. 이전에 모르고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낙태를 해도 회개해야 할 죄”라고 했다.
그는 “죄는 회개함으로 용서받는 것이지, 죄가 아니라고 주장해서 죄가 아닌 것이 아니다. 잘못한 것은 치유를 받고 예방을 해야 한다. 과거를 정죄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죄를 무분별하게 허용해서도 안 된다”며 “누구나 죄를 짓는다. 복음이 그렇다. 잘못된 것은 회개하고, 그래야 치유가 된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인 태아는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그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약자다. 부모조차 약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마태복음 25장은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나왔다. 오늘날의 가장 작은 자는 태아”라며 “기독교만 수정된 순간부터 생명으로 본 게 아니다. 과학도 인간의 생명이 수정된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최근 옥스포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16일부터 태아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낙태 문제에서) ‘언제부터냐’란 논의는 합당하지 않다. 어떻게 사회시스템을 조성해서 아이를 낳도록 유도할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미혼모 시스템이 빈약하다. 아이를 낳은 뒤에도 입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만들어야 한다. 정부에서 잘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네 아이니까 너 혼자 책임지라면 어떻게 하겠나? 책임 못 지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 그 사람만의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 우리 국민이라는 공동체성에 기반하여 온 나라가 재정을 투입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금년 저출산 대응을 위해 1년 예산으로 약 40조 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도 고작 연간 30만 명이 태어난다”며 “태어나는 아이를 사회공동체가 법·재정·마음을 써서 키울 생각을 해야 한다. 나라가 무분별하게 낙태를 조장하면서, 저출산 해결을 위해 예산을 퍼붓는다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했다.
한 목사는 “불가피한 경우와 예외적인 경우에만, 낙태 전문 병원을 지정하고 윤리심사위원회가 이런 과정을 엄격히 확인한 뒤 시술을 허용해야 한다. 무분별하게 낙태하는 습관이 아동 유기, 학대, 성적 폭력 등 인간경시 풍조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는) 무분별한 성적 타락으로 이어 진다”며 “생명에 대한 존중으로 사회적 생명력이 강화될 수 있다. 이 땅의 아이들이 소중하게 태어나고 아름답게 양육되도록 힘써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