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영국에서 시작해 올해로 33회를 맞이하는 ‘세계 에이즈의 날’을 기념해 (사)한국가족보건협회(대표 김지연, 한가협)가 서정숙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23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5회 디셈버퍼스트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가협은 “적극적인 에이즈 예방 운동과 에이즈 치료제의 보급 운동 등으로 세계적으로 HIV/AIDS 감염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에서는 오히려 청소년·청년 HIV/AIDS 감염률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한가협 김지연 대표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서정숙 국회의원의 환영사, (재)한국에이즈예방재단 이사장인 김준명 박사의 격려사, 성일종 국회의원의 축사 순서로 진행됐다.
서정숙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신규 HIV 감염 발생은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이나 우리나라는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대의 감염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청소년기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성숙되지 않았고, 자신의 성 정체성이 확고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로 성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행사가 청소년들을 에이즈로부터 지키고 국민 건강을 수호한다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최대한 정책적 지원과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재단법인 한국에이즈예방재단 김준명 이사장은 “아직도 완치제가 개발되지 않고 최근에는 우리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빠르게 감염되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이 에이즈는 언제부터인가 만성병으로 이해되고 이제는 정부는 물론 많은 단체가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이해서도 별다른 예방과 퇴치를 위한 행사를 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이러한 디셈버퍼스트와 같이 에이즈 예방책을 알리는 행사의 중요성과 의미는 더욱 더 크다”고 했다.
이어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중·고등학생들의 설문을 토대로 만들어진 중요한 통계자료를 잘 참고하여 에이즈에 가장 취약한 우리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및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국민의힘)은 축사에서 “이 질병(HIV/AIDS)은 선천적으로 부모로부터 얻어지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경각심을 가지고 에이즈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지 않고 잘 교육한다면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호영 의원(국민의힘 원내대표)은 “이제는 평범한 병인 것처럼 교육하는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디셈버퍼스트를 개최한 한가협과 보건복지위 서정숙 의원님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김기현 의원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사회적, 가정의 가치 그리고 전통적인 가정문화가 어떤 의미였는지, 우리 사회가 어떤 공동체였는지 알리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한가협에서 늘 이렇게 열심히 청소년 HIV/AIDS 감염 예방에 힘써 달라”고 했다.
전은성 교수(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한가협 자문위원)는 “전 세계에서 에이즈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 반면, 한국에서는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40세 이하의 젊은 남성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과 UN 등 전 세계 연구기관에서는 HIV 감염이 남성 간 성관계가 주된 전파경로이고, 항문성관계가 가장 전파율이 높은 경로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한국의 질병관리청에서는 이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한 “한국의 질병관리청에서는 콘돔을 통하여 HIV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그 근거와 한계를 밝히지 않고 있기에, HIV 감염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시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며 “특히 20~30대의 젊은 남성들에게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HIV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남성 간 항문성관계가 가장 위험한 전파경로임을 분명히 밝히고, 콘돔은 만능예방책이 아님을 분명히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원대학교 간호학과 노성신 교수는 “에이즈 예방교육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학생들을 교육하는 일선 교육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은폐되고 가려지는 내용들이 너무 많다. 에이즈라는 질병은 완치제가 없다”며 “단지 바이러스 억제제를 장기 복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또한 콘돔을 사용하는 것은 불완전한 예방법이다. 성관계는 의무를 전제로 하는 인간의 상호작용이므로 무분별한 성관계 자체를 막아야 한다. 건강권이 위협받는 인권은 진정한 인권이 아니”라고 했다.
다섯 아이의 학부모인 이신희 씨는 “콘돔 사용 권고 위주에 그치는 현 에이즈 예방정책이 청소년 에이즈 감염 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2019년 HIV/AIDS 연보를 통해 입증되었다”며 “청소년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예방법을 학교에서 가르치라”고 했다.
한가협 김지연 대표는 “2만여 명이 넘는 청소년 대상 대규모 조사에서 국내 십대들이 국내 HIV감염의 증가실태와 정확한 감염경로조차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매우 우려스럽다”며 “보건당국의 홈페이지, 교육현장, 언론 등이 협조하여 정확한 에이즈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