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춤’으로도 충분한 하루

사회
복지·인권
성민원 기자
smw@cdaily.co.kr
이샛별 경기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서로의 눈을 마주볼 때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그 안의 많은 감정을 주고 받는다.

어렸을 때부터 듣지 못하는 불편을 대신해 더 잘 보려고 노력했던 습관이 있다. 이러한 습관은 지금의 아들 예준이가 엄마와 마주보며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는데 더없이 좋은 영향을 주었다.

이유식 식기를 씻고 있는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어느새 쪼르르 달려와 내 허리춤을 톡톡 치는 모습, 엄마가 자신을 쳐다볼 때까지 어깨를 톡톡 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준이는 이야기 한다. "나는 엄마의 눈빛이 참 좋아요.", "엄마의 목소리가 나에게 닿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회적 상호 작용의 시작은 바로 눈 맞춤에서 시작한다. 갓 태어난 아들 예준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안자마자 예준이는 엄마를 향해 눈을 떴고, 이내 엄마의 눈빛을 읽었다. 초롱초롱한 예준이의 눈동자를 한참이나 바라보며 가진 엄마의 첫 마음을.

'눈 맞춤'은 우리가족에게 선물과 같았다. '못' 듣는 엄마가 아닌, 더 '잘' 보려는 엄마의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았다. 말을 하기 시작한 예준이의 이야기를 다 읽지 못해도 아이와의 눈 맞춤으로 충분했다. 예준이의 표정으로 아이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상대방의 혈관에서 사랑의 호르몬인 페닐에틸아민을 솟구치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화시간의 85% 이상을 '눈 맞춤'하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들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없어 답답했지만, 엄마가 아들의 얼굴 표정과 눈빛을 세심하게 살펴볼수록 아들 또한 엄마의 눈빛을 들여다보며 그렇게 서로에게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도 아들의 눈을 들여다보며, 아이가 말하는 이야기에 더 집중하고 눈을 통해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 전할 수 있어 참 행복하다.

이샛별(경기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