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이경호 주교, NCCK 신임 회장으로 선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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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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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정기총회 열려
제69회 NCCK 신임회장에 선출된 이경호 주교(성공회 의장주교) ©노형구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69회 정기총회가 16일 오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교회에서 열렸다. 전체 회원 271명 중 출석 167명, 결석 68명, 위임 36명으로 개회했다.

제69회 NCCK 신임 회장에는 이경호 주교(성공회 의장주교)가 선출됐다. 이경호 회장은 취임사에서 “함께 협의해서 NCCK 회장을 잘 맡겠다. 방향성을 올곧고 바르게 열어가도록 하겠다. NCCK에 수많은 증인들이 우리의 길을 축복해줄 것을 믿는다. 모든 총무 임원진들의 수고와 노력을 기억하겠다”며 “NCCK가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사회를 밝게 빛나게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기도를 많이 해달라”고 했다.

직전 회장 윤보환 목사는 “진보와 보수가 복음 안에 다 들어 있다. 복음에는 좌우가 없다”며 “제69회기 NCCK가 한국교회의 복음적 가치의 확장성을 잘 닦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부회장에는 구세군 장만희 사령관, 한국기독교장로회 이건희 총회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강희욱 부총회장이 선출됐다. 연합기관 대표로는 KSCF 채수일 이사장, 여성대표는 강은국 목사, 청년대표는 정승원 청년(현 EYCK 부회장)이 선출됐다.

제69회기 주요 사업과 안건으로 ▲한반도 종전평화운동(2021-2025) ▲기후 위기 비상행동(2021-2030) ▲한국교회일치와 종교평화운동 ▲6개 유관기관과 함께 공동플랫폼을 구축해 에큐메니칼 역량의 확산과 기독시민교육 병행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연대활동 ▲NCCK 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위한진실과화해위원회 설치 ▲기독교사회봉사위원회를 13개 상임위원회로 승격이 올라왔다. 회원들의 동의·제청으로 주요 안건들이 통과됐다.

NCCK 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노형구 기자

아울러 제69~70회기 총회 주제는 ‘새 계명의 길을 걸으라’(요한복음 13:34~35)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손은실 목사(장신대 교수)는 “35절에서 제자들의 상호 사랑이야말로 세상으로 하여금 제자들이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인식하게 해주는 표시다. 이를 위해 교회는 탐욕적 물질문명에 대한 반성과 성찰, 탐욕이 아닌 생명 존중과 생태계의 위기에 대한 근본적 정책의 전환과 이를 위한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남과 북이 주체가 되어 냉전 체제를 해소하고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제적 불평 등을 줄여나가고 모든 사회 구성원이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희생양 삼는 혐오와 차별의 문화를 사랑과 포용의 문화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이후 총무 이홍정 목사는 보고에서 “NCCK가 지향하는 에큐메니칼한 복음의 가치가 지역교회와 성도들에게 확산되고 뿌리를 내리면서 세대를 이어 재생산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일천토대교회·일만평생회원·천만 상상운동은 풀뿌리 에큐메니칼운동의 토대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과제”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와 세계질서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근본적인 힘은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남북의 평화공조를 공고히 하며 기후위기 극복을 통해 창조질서를 보전하기 위해 새 계명의 길을 걷는 우리들의 주체적 노력에 달렸다. 새 계명의 길을 걸어 우리 민족의 총체적 구원의 서사를 써 나가자”고 했다.

이홍정 총무가 총무 보고하고 있다.©노형구 기자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한 회원은 제69회기 NCCK 선언문 2항 부분의 ‘소수자’를 삭제하자고 제언했다. 이를 두고 회원 간 논의가 오갔다. 예장 통합 소속 한 회원은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NCCK의 정신을 이어가려면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속한 예장총회의 총대들의 일치된 의견을 제언한다. NCCK 선언문 제2항에서 ‘소수자’가 ‘성소수자’를 연상하기 때문에 이를 빼거나 아니면 ‘소외된 자’로 바꾸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홍정 총무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건으로 갈등상황 속에 있는 한국교회 상황이다. 물론 성소수자를 상기시킬 수 있고 이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저의 답변은 소수자라는 단어가 꼭 성소수자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성소수자와 관련해서 한국교회 안에서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어 ‘성(性)’을 빼고 소수자로 고쳤다. 현재도 이와 관련해 논의 중”이라고 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한 회원은 “NCCK는 9개 교단이 참여하는 공동체다. 예장 통합 측 회원이 하는 말은 존중돼야 하지만 총회 선언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NCCK의 전통을 고스란히 담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선언문 원안대로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로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예장 통합 회원이 건의한 ’소수자‘ 삭제 의견은 소수의견으로 분류하자는데 회원들이 동의·제청했다. 앞서 총회가 시작되기 전, 노근리평화재단이 NCCK에 노근리평화상을 수여하는 시상식도 있었다.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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