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성결교회 성도 이현우 씨(26세, 함께하는교회·사진)가 제5회 국제 박영희(Younghi Pagh-Paan) 작곡상에서 ‘물방울’(Wassertropfen)이라는 작품으로 공동 2위에 입상했다.
충주 함께하는성결교회 이동명 목사의 아들인 현우 씨의 작품은 대금, 가야금, 콘트라베이스, 장구 등 한국의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아름다운 어우러짐이 인상 깊고, 한국현대음악의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는 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상한 이현우 씨의 ‘물방울’(2019년 작)은 한 방울의 물방울이 떨어져 큰 파동을 일으키는 것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그는 작곡 노트에서 “흔하디흔한 하나의 물방울이 파동을 일으키고 그들이 모여 호수를 덮듯이, 세상 속 작은 음률들이 모여 누군가에게 잔잔한 파동이 전해질 수 있기를 소망하며 곡을 썼다”고 밝혔다.
그의 영감대로 이 작품의 첫 부분에서 대금이 던지는 하나의 음이 음악을 열고, 장구 가야금 콘드라베이스가 차례로 파동을 이어 받는 부분이 인상을 주었다. 그렇게 파동이 퍼져나가고 거대해지면서 확대되는 과정이 장단의 변형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당초 이 작품은 지난해 베를린윤이상하우스에서 열린 ‘아시안아트앙상블’(Asian Art Ensemble) 주최 제1회 국제작곡워크숍에서 초연되어 뜨거운 반응을 받아내며 이미 그 가치를 입증 받은 바 있다.
이 곡은 박영희 작곡상에서 수상한 다른 곡들과 함께 독일 유명 현대음악페스티벌인 ‘에센 나우 페스티발’과 공동으로 지난 10월 30일 에센 필하모니에서 시연될 예정이었으나 독일의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주정부 방침에 따라 2022년으로 미루어졌다.
‘국제 박영희 작곡상’은 유럽에서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 여성 작곡가 박-파안(박영희)의 이름을 딴 대회이다. 한국 전통 국악기가 작품에 반드시 연주돼야 함을 전제로 하는 국내외 유일의 작곡상이기도 하다. 주독일 한국문화원이 그녀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6년 국제 박영희 작곡상을 제정했다. 한국 전통 국악기와 서양 악기로 연주되는 한국 현대 음악의 스펙트럼 확대를 위해서 창설됐다. 한국 작곡가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작곡가들도 응모, 권위를 점차 인정받고 있다.
목회자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부터 찬양활동을 하며 자랐고, 청소년교회에서는 찬양인도자로 섬기며 자연스럽게 피아노와 기타연주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음악과 신앙에 좀 더 성숙해져갈 무렵 그는 박의홍 작곡가(한국교통대 음악과 교수)의 영향으로 작곡가의 꿈을 갖게 됐으며, 2013년 독일 다름슈타트음대에 진학하며 작곡 학업을 위한 유학길에 올랐다. 금세 작곡에 능력을 보인 그는 다름슈타트음대에서 음악이론 교육학 학사에 이어 최고점수로 작곡 석사학위를 마치고(사사: Toni Völker, 최명훈, Il-Ryun Chung) 올 겨울학기부터 함부르크음악대학교에서 최고연주자과정 학위 과정을 밟는다. 라인하임-차일하르트 지역의 보카펠라 합창단의 지휘자, 바이터슈타트와 다름슈타트 지역의 교회에서 오르가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현우 씨는 “성경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면서 “아름다운 선율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음악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바쁜 학업과 음악활동 중에서도 그는 매주 다름슈타트 한인중앙성결교회(김재학 목사)에서 성가대를 지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