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7일 한 토론회에서 나란히 축사를 전하며 대선 경쟁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두 후보는 김대중기념사업회가 주관한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축사를 전했다.
먼저 축사를 전한 박 후보는 이날 "이 자리에 서니 지난 2004년 8월 제가 당 대표로 처음 김대중 대통령을 찾아뵈었을 때가 생각이 난다"며 "당시 아버지 시절에 고생하신 것에 대해서 딸로서 사과드린다고 말씀드렸을 때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아버지가 우리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을 높이 평가하셨었는데 그 말씀을 들으며 저도 감회가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그때 김 대통령께서는 동서 화합이 가장 중요하고 이에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시면서 내가 못한 것을 박 대표에게 하라고 해서 미안하지만 수고해달라고 당부하셨었는데 이제는 제가 그 말씀에 보답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박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민주화의 상징이셨지만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에도 많은 노력을 하셨고, 동서지역 대립을 국민통합으로 승화 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하셨다"며 "저는 지금 우리시대에 꼭 해야 하는 과제도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할)당시 온 나라가 IMF로 혼란스러웠고, 우리 국민들이 정말 힘들어 하셨는데 김 대통령께서 국민의 힘을 모아서 위기를 이겨내는 지도력을 발휘하셨다"며 "지금 우리도 국내외적으로 큰 어려움과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저는 지금 우리 국민들이 기다리는 지도자도 준비되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 경험과 식견의 국정운영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닌가 한다"며 안철수 후보를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국민의 정부 때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가까이서 뵈었다"며 "그분의 경청하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김 전 대통령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열려있는 자세,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97년, 우리 국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이유는 바로 변화였다. 50년만의 여야간 정권교체로 우리는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1971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이래 김대중 대통령은 수십년간 이념적인 공격과 온갖 종류의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에 고통받아야 했다. 그런 고난 속에서도 그분은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무릅꿇지 않아 평생 꿈꾸셨던 민주주의와 민행, 평화의 길을 여셨다"고 평하며 "저는 그 깊은 신념과 의지, 통찰력에서 배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용서의 사람이셨다"며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납치살해하려 했던 그 상대까지도 용서하셨다"며 박정희 정권때 중앙정보부의 '김대중 납치사건'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그분의 그 뜻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 제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하지 않고 역사와 국민만 보고 가겠다. 선의가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저는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관해 "그분이 여신 평화의 길"이라며 "중단된 그 길을 이제 다시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대북관'을 드러냈다.
그는 "북방경제가 섬처럼 고립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대통령은 12년전에 이미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를 만들자고 말씀하셨다. 부산에서, 목포에서 출발한 기차가 러시아를 거쳐 유럽 대륙까지 뻗어나가는 꿈을 꾸셨다"며 "김대통령께서 남기신 꿈, 이제 저희들이 실천할 때이다.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하여 더 발전시키겠다.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 지역 일정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영상메세지로 “김대중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절반이었다”며 “김대중이 있었기에 그 어둠의 시절 험난한 길에서 우리는 길을 잃지 않았다"고 평했다.
그는 “김대중은 횃불이었다.‘행동하는 양심’인 그 분 궤적을 돌이켜 보면, 그 분은 늘 앞발자국이었다"며 "김대중 대통령님이 남긴 발자국, 제가 따라 밟으려 한다. 그 분이 흩트리지 않고 걸어갔던 길, 제가 또박 또박 앞만 보고 따라 걸으려 한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조윤선 대변인, 김덕룡 민회협 대표상임의장, 이희호 여사(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권노갑 김대중사업회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