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프로라이프(상임대표 이봉화)가 5일 서울 주사랑공동체교회(대표 이종락 목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3일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근처에 유기된 아기가 사망한 사건 때문이다. 행동하는프로라이프는 “양육이 어려운 여성과 태아를 보호하라! 비밀출산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베이비박스 근처에서 아기를 버려 숨지게 한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다. 아기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는 여성은 아기를 유기한 것이 아니라, 아기의 생명을 지킨 것”이라며 “양육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자신의 몸으로 생명을 지켜냈다. 앞으로도 이러한 여성들은 있을 것이다. 낳은 자에게 무조건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여성 학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이런 어려움에 처한 여성과 아기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생명을 존중하고,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가 진정 진보적이며, 선진국가가 나아갈 길”이라며 “여성과 아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여성은 안전하게 출산하고, 아기도 안전하게 양육되는 길을 열어야 한다. 양육이 어려운 여성에게 비밀출산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김교연 소장(건강한 가족회복연구소)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신비스러움을 잊지 못한다. 행여나 다칠까봐 온 가족이 조심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소중하게 잘 태어났는데 어제 밤 차가운 공기에 떨며 죽은 아이에 대해서 억장이 무너진다”며 “누가 이 고귀한 생명을 죽게 했나? 임신·출산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할 대한민국이 생명은 버려도 되고 임신·출산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중요해서 함부로 해도 된다는 사회 풍조가 문제”라고 했다.
김 소장은 “자기결정권이라는 이름 하에 마음대로 낙태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이 사회의 생명이 경시되는 풍조가 문제다. 생명경시 문화로 아이를 함부로 죽이는 경향이 있다. 이런 무책임한 자들의 외침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는 위정자들이 문제”라며 “여성의 자기결정권만 중요하고 태아는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나. 최근 한 청소년이 낙태약을 먹고 화장실에서 아기를 유기하고, 36주된 아이를 당근마켓에 올리는 여성들도 있었다. 급기야 갓난아이가 길거리에서 죽는 일도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죄도 없는 아이들이 이기적인 어른들, 특히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영향 받은 젊은 여성들의 선택 때문에 죽어 가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앞으로도 미성년자는 피임약인 미프진을 부모 동의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 여성의 낙태를 용이하게 하는 사회가 된다니, 태아가 얼마나 죽어야 이 사회가 문제의식을 가지겠는가”라며 “태아의 생명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 아이의 생명이 길거리에서 죽는 비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박미현 대표(한부모복지원)는 “비밀출산제 도입이 시급하다. 우리는 아이 생명을 잃은 것에 안타까워하지만 이 언덕길을 오르던 아기 엄마의 마음은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도 이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는 10달 동안 아이를 품으면서 이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베이비박스에 찾아왔다”며 “어머니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아니다. 비난은 애초에 어머니를 지켜주지 못한 사회적 편견에 돌려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아이 생명을 잃은 것에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유기를 하고 학대를 하는 부분 등에 대해선 비밀출산법 등 정부의 입법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크다”며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생명을 잃지 않기 위해서, 아이를 지켜낸 미혼모를 위해서 비밀출산법·입양특례법 등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송혜정 대표(케이프로라이프)는 “여성으로서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다. 정말 여성이라면 그 여성이 어떤 경로와 이유로 임신을 했든지 출산할 권리가 있다. 그 아이는 양육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출산한 여성이 모든 양육을 책임지라’며 모든 걸 떠맡기는 행태란 여성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히는 것”이라며 “진정한 여성의 인권을 요구하는 단체라면 여성이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지켜냈다면, 양육 전부를 미혼모에게 책임지도록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그 양육을 정부와 국가, 사회가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일하는 게 진정한 여성 인권이 아닌가? 여성의 가장 큰 가치는 생명을 여성의 몸으로 끝까지 지켜낸 것이다. 이 가치를 읽어내달라”며 “이 여성의 안타까운 소식에 대해서 소위 여성단체들은 ‘낙태 전면 허용’을 내걸고 하는 소리가 ‘어차피 키울 수 없으니 차라리 뱃속에서 죽이는 게 낫다’고 했다. 태아의 생명에 관심이 없다면 여성의 생명에도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진정으로 여성의 생명과 인권에 관심을 가진다면 어떤 경로로 출산했든 충분히 그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기껏 하는 소리가 낙태죄를 폐지하라고 한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워요. 그래서 낙태해요’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린다”며 “급진 가짜 페미니즘 여성단체들이 한 여성의 고통스런 상황을 그저 ‘낙태를 허용하라’고 단순히 결론내리지 말라. 우리는 출산이 보장되고 어떤 상황에서 출산해도 여성이 손해 보지 않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여성들이 안전하게 출산하도록 비밀출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종락 목사(주사랑공동체 대표)는 “하늘나라로 간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에 고통이 가시지 않는다. 우리나라 국민은 이 나라에서 누구든지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또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생명은 소중하다. 천하보다 귀하다. 어떤 생명이든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살릴 권리가 있는가? 결코 없다. 내 뱃속에 또 다른 심장이 뛰고 인격 있는 생명이 있다면 그 생명은 반드시 법과 제도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 “엄마와 아빠가 이 생명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를 외면하고 아이들의 생명을 무참히 살해하거나 생명을 헤친다면 자기의 죄악이 어디로 갈 텐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며 “아무데나 버려지는 현실 속에서 보건복지부는 왜 지금까지 밖에서 죽어가는 아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을까? 이는 직무유기이고 무책임한 정부의 정책”이라고 했다.
특히 “이제 앞으로 비밀출산법 등을 국회에 발의하려고 한다. 이 법은 태아의 생명을 지키는 법이다. 태어난 생명을 안전히 보호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지키는 법이다. 그리고 ‘선지원 후행정’으로 아이들을 안전히 지키는 제도”라며 “우리 모두는 다 태아였다. 어려운 세상에서 돕고 서로 위로하며 품어주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다른 사람과 생명을 무시하고 생명경시 풍조가 일어나는 나라는 건강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미혼모가 여기까지 아기를 살리려 왔는데, 왜 이렇게 됐는가?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그녀를 향해서 돌팔매질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녀도 아이를 살리려 주사랑공동체까지 왔다”며 “그 책임은 우리 국가, 사회, 개개인에 있다. 앞으로 이 생명을 살리는 법, 보호하는 법, 모두가 행복해지는 법을 만들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