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목사는 “지난 16일 미국에서 이동원 목사의 아들 이범 씨(42세, 미 변호사)의 장례식이 있었다. 이범 씨는 9일 오전에 소천했다”며 “코로나19 사태에다 미국에서 장례식을 하다 보니 천국환송예배는 현지 시간으로 16일(금) 오전에야 드려졌다고 한다. 필자가 소천소식을 들은 것은 10일 아침이었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가슴이 찡해지며 저려왔다. 남의 자식 이야기를 들어도 이런데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라는 생각이 며칠 동안 계속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동원 목사님은 아들의 장례식에서 열 가지의 제목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고 한다. 고 손양원 목사님이 좌익폭도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두 아들의 장례식에서 아홉 가지의 제목으로 감사했던 그의 믿음을 본받고 싶어 했던 것 같다”며 “손 목사님의 가슴 저린 감사 제목들을 생각하며 이 목사님도 상한 자신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스스로 격려하며 용기를 냈을 것이다. ‘아들이 암에서 해방되어 감사합니다.’로 시작되는 열 가지 감사제목들은 슬픔과 고통의 깊은 계곡에서 솟아난 샘물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정 목사는 “장례식은 끝났지만, 이동원 목사님의 아픔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아들은 암의 고통에서 해방되었지만, 목사님은 소천한 아들을 가슴에 묻고 한동안은 날마다 저리고 아픈 마음에 달래며 살아야 할 것”이라며 “옛말에 부모가 죽으면 산에다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아들이 간 천국을 더 가까이 소망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 목사님의 마지막 감사 제목은 필자가 선친의 장례를 마치고 새삼스럽게 느꼈던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제 필자의 나이도 벌써 73세, 천국에 갈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한때 필자가 젊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좋아했던 ‘저 높은 곳을 행하여’라는 찬송이 요즘 가을과 함께 더 가까이 다가온다”며 “필자가 교회를 분립 개척하면서 교회 이름으로 고집했던 ‘향상교회’는 바로 이 찬송의 첫 구절에서 따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세상에 발을 붙이고 살지만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 우리는 날마다 한 걸은 한 걸음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나아간다. 우리가 아끼는 것들을 그곳에 쌓으면서 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