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주의기독교대책협의회 출범 기념 학술포럼이 ‘젠더주의와 성혁명, 퀴어신학에 대한 신학적 고찰과 신학교육의 개혁’이라는 주제로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먼저 축사한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은 “오늘 학술포럼이 국내 정치인들이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동성애자 보호법이 철회되는 일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그 일이 얼마나 하나님의 주권에 대항하고 창조질서에 반하는 일인지 밝혀 달라”며 “동성애 합법화는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그들의 참된 자유를 말살하는 행위다. 이는 많은 동성애자가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한다”고 했다.
길원평 교수(부산대)는 “젠더 이데올로기라는 잘못된 사상에 전 세계가 미혹됐다. 선진국이라는 곳이 넘어가버리고 무너진 상태”라며 “젠더 이데올로기를 논리적으로 훼파해야 하는 이 자리가 뜻 깊다”고 했다.
이날 첫 발제자로 곽혜원 박사(21세기교회와신학포럼대표)는 칼 마르크스가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에서 “성스러운 가족(성부성자성령)의 비밀은 지상의 가족이다. 전자를 사라지게 하려면, 이론과 실제에서 후자가 먼저 파괴되어야 한다. 일부일처제는 기생충과 같다”고 말했다며 “마르크시즘은 기독교를 파괴하기 위해 가정을 해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산주의는 이를 위해 동성애를 장려하고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 심지어 다수를 성적으로 관계맺는 폴리아모리까지 옹호하면서 성규범 해체를 추구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마르크시즘이 폭력혁명을 통한 계급투쟁에 한계를 느끼자 인간 성욕을 사상적·정치적 도구로 악용한 네오 마르크시즘이 태동했다. 이를 주창한 이탈리아 공산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는 공산주의 혁명의 최대적은 기독교 가치체계라고 봤다”며 “성혁명의 대부 ‘빌헬름 라이히’도 일부일처제와 결혼 제도를 성적 억압으로 봤다. 앞선 두 노선을 계승한 프랑크프루트학파도 가정과 기독교 질서의 전복을 위해 성규범 해체를 주장했다”고 했다.
특히 “프랑크프루트학파 중 헤르베르트 마르쿠제는 ‘에로스와 문명’에서 ‘성욕이 억압되지 않는 사회가 모든 이들이 추구해야 할 유토피아’라고 주장했다. 이런 사상적 기반 위에 68혁명은 성적 타락과 패륜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하고 기독교문화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며 “지난 200년간 지성인들의 패역한 작업이 결국 젠더주의의 발흥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젠더주의는 생물학적 성(Sex)이 아닌 사회·문화·심리적 성인 젠더(Gender)를 내세워 자신이 임의대로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대사조다. 1990년대 젠더주의 대표주자 주디스 버틀러는 아예 ‘남성과 여성의 구분’ 자체를 해체시키고 천부적 성별을 부정했다”며 “이런 사상적 정당화에 힘입어 젠더주의는 성규범 해체를 집중 공략한다. 즉 ‘인권 혹은 성적 다양성’이라는 미명으로 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 등의 파트너십과 비정상적 성관계를 미화하는 성혁명을 감행한다”고 했다.
곽 박사는 또 “이런 젠더 주류화 개념이 UN의 주도 하에 1985년 3차 여성대회, 1995년 제4차 여성대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1997년 유럽연합은 심지어 젠더 주류화를 회원국의 의무라고 선포하고, 1999년 암스테르담 조약을 시작으로 젠더 주류화가 법적 구속력을 지니기 시작했다”며 “문제는 이런 젠더 주류화 정책이 극소수 정책 입안자들에게만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적 합의 없이 비공개로 입법 추진되며 현재 선동적 선전과 기만적 용어조작으로 실체적 진실이 철저히 은폐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녀는 “젠더 주류화가 추구하는 ‘성차별 철폐’란 남녀 성정체성이 차별의 근원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권리 신장이 한계가 있다며 성별 해체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라고 주장한다. 전통적 결혼 및 가족제도가 이런 왜곡된 성역할을 부추긴다며 해체를 주장하기도 한다”며 “이런 젠더 주류화가 헌법에서 조례까지 모든 법체계를 성인지적 관점(gender perspective)으로 구성하려고 한다. 이것이 남녀의 성별을 해체하고 다양한 젠더 정체성도 무조건 같은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공산주의적 평등의 일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젠더주의는 모든 유의미한 관계 가령 인간과 하나님, 인간과 교회, 인간과 전통, 인간과 부모, 인간과 교사 등을 파괴시키기 위해 성애화를 사용했다”며 “조기성애화는 다음세대를 성에 탐닉하고 쾌락에 매몰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성애화가 동력을 얻으면 나머지 목표들, 교회 말살 및 기독교 해체, 사회 교란 및 국가 전복은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곽 박사는 “이에 젠더주의자들은 조기성애화를 위해 ▲포르노에 대한 규제 완화 ▲동성애를 긍정하는 성교육 ▲포르노 수준의 왜곡된 성교육 ▲사춘기 때부터 성행위와 자위를 권장 ▲폴리아모리의 긍정을 추구한다”며 “그 결과 ▲이혼의 급증으로 가족공동체 붕괴 ▲정신적·심리적 장애의 만연 ▲성병의 전염병적 유행 ▲태아 살해 급증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젠더주의는 성소수자들을 다수에 의해 억압받는 자로 보고 ‘성소수자들이 차별을 받는다’는 인권 논리를 내세우며 성소수자 해방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동성애 옹호세력은 젠더주의를 등에 업고 ‘차별받는 소수자’라는 인권 보호 프레임을 내걸었다. 그 결과 이들은 인권 프레임 뒤에 숨어 동성애가 지닌 비윤리적 현실과 본질을 철저히 은폐했다”며 “이로 인해 동성애 반대가 마치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비인간적·반지성적 행태로 오인 됐다. 나아가 인권단체를 앞세워 동성애 미화를 전 사회적 분위기로 확산시키고 있다. 또 막강한 국가공권력을 등에 업고 동성애 법제화를 강행하며 반대자들의 비판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이승구 교수(합동신대)는 “1990년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퀴어신학은 포스트 모던적이고 해체주의적 신학적 활동에 기반하고 있다. 엄밀히 퀴어신학은 기존 기독교 신학을 대체하려는 신학이다. 그러면서 퀴어신학은 전통신학이 ‘백인적이고, 남성적이며, 유럽적이고, 이성애적인 신학’이라고 비판하며 퀴어들의 성적인 정향이 상대성 상황 안에서 ‘다름’으로서 이해돼야 함을 주장했다”며 “퀴어신학은 오히려 퀴어들의 이상함이 좋은 것이며, 정상이라고 규정한 전통적 기독교가 지닌 한계도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퀴어신학은 가정도 하나님께서 규정하신 자연적인 형태가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포스트 모던적 경향을 기초로 ‘퀴어’는 정의될 수가 없고 어떤 명확한 정의를 불편하게 만들기 위함이 목표라고 했다. 이는 기독교가 세상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없고, 단지 자신들이 반응하는 대로 예수께서 관여하면 된다는 상대주의적 태도”라며 “따라서 퀴어신학은 성경과 하나님께 대해서도 상대적 입장을 취하고, 하나님의 말씀도 절대적이지 않다고 여긴다”고 했다.
또 “퀴어신학은 하나님을 퀴어 하나님이라고 명명한다. 왜냐하면 (퀴어신학이) 하나님은 정확히 알 수 없는 분이라며 고정된 하나님을 해방시키는 신학적 작업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가령 ‘동성애는 정당한 사랑의 표현 중 하나고 이성애가 정상적이라는 주장이 변태적이며 이데올로기적 질서’라고 주장한다“며 “퀴어신학은 몸을 강조하고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의 몸으로 하는 모든 성관계가 성례전이라고 강조한다. 즉 하나의 영적 실천 혹은 신적 계시의 장이라고 명명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여성 퀴어신학자 수잔자 콘웰이 ‘성적인 사랑, 에로틱한 사랑이 결국은 우리를 넘어서 타인을 참으로 끌어안는 것이 되며, 에로티시즘에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성적인 사랑에는 동성애도 아무 차별 없이 포함된다는 의미”라며 퀴어 신학자 테오도어 제닝스도 ‘예수님 자신이 동성애적 성향을 지닌 분이다. 그 분은 인간의 모든 욕망을 다 받아들이시는 분이라서 동성애적 성향을 결코 정죄하지 않으시고 모든 것을 포용 하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퀴어신학은 동성애가 인간이 구원 받아야 할 죄악의 세력으로 보지 않고, 그것도 인간이 정당히 누릴 성적 행동 방식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정통신학이 말하는 구원받은 삶은 동성애를 극복하고 배제하는 삶인데 반해, 퀴어신학은 구원이 동성애를 포용하고 조장하는 삶이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