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이상원 교수가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회 ‘차별금지법 바로알기 아카데미’(차바아) 강사로 나서 얼마 전 정의당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을 분석하고 이 법안의 반성경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차별금지법안은 교회, 기독교인, 성경 등과 같은 용어들을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아서 외형상으로는 기독교와 무관하게, 보편적 차별을 막는 법안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가리고 있는 수건을 벗겨내고 나면, 법안의 총구가 교회와 기독교인들, 그리고 성경을 정조준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 법안은 제3조 1항에서 총 23가지의 차별금지 사유를 열거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6개를 제2조에서 정의하고 있다.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장애 △출신지역 △학력이다.
이 교수는 “장애와 출신지역, 학력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것들인 반면 성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은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 같은 배열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차별금지법안이 정말로 성의 문제에 집중된 것이 아니고 23개의 (차별금지) 사유 전체를 골고루 다룬 것이라면 용어를 정의하는 항목에서도 모든 사유를 동등하게 다뤄야 한다. 그러나 나머지 17개 사유에 대해서는 아예 정의조차 하지 않았고, 3개의 항목은 한 번씩만 설명한 반면, 성에 관한 세 개의 항목은 사실은 하나인데 세 개로 나눠가면서까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또 “장애와 출신지역, 학력은 내용에 있어서 새로운 것이 없다. 그러나 성에 관련된 세 가지에 대한 정의의 내용은 완전히 새로운 것들”이라며 “이는 차별금지법안이 새롭게 정의된 성개념에 맞추어서 새로운 법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성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대한 이 법안의 구체적인 정의를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성별: 여성, 남성,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
△성적지향: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등 감정적·호의적·성적으로 깊이 이끌릴 수 있고 친밀하고 성적인 관계를 맺거나 맺지 않을 수 있는 개인의 가능성.
△성별정체성: 자신의 성별에 관한 인식 혹은 표현을 말하며, 자신이 인지하는 성과 타인이 인지하는 성이 일치하거나 불일치하는 상황을 포함.
이 교수는 먼저 성별의 정의에 대해 “인간의 성별을 남성과 여성으로 정의해 오던, 수천 년 이상 유지된 인류의 전통을 일거에 내던져버리고 성별을 남성, 여성, 그리고 제3의 성으로 정의했다”고 했다.
이어 성별정체성 정의에 대해서는 “(성별정체성이) 남자인가 아니면 여자인가 하는 생물학적 인체구조가 아닌, 인간의 주관적 인지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서 성별정체성이 결정된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안은 인간의 주관적 인지의 능력을 절대화 해서 인지의 결정은 절대적으로 옳은 것으로 전제하고, 인지 결정에 어떤 제약도 두지 않는다”며 “‘타인이 인지하는 성’이라는 건 간단히 말하면, 생물학적 외형을 보고 성별을 결정하는 걸 뜻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성별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지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이 수천 년 이상 인류가 지켜왔던 객관적 성별 결정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에 근거해 흔들림 없는 건강한 양성적 성질서와 성윤리가 구축되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생물학적 성과 다르게 자신의 성별을 주관적 인지에 근거해 주장할 때, 이 주장에 어떤 제한도 가하지 말고 윤리적 차원 뿐만 아니라 법적 차원에서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차별금지법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성경 창세기 1장 27~28절을 제시하며 “하나님은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성별은 그렇게 딱 두 개 뿐이다. 그 외 다른 성별은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다”며 “그러므로 남성 여성 이외에 다른 모든 형태의 성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경이 정한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성정지향에 대한 이 법안의 정의에 대해 그는 “인간의 주관적 성애적 감정을 절대화 하고 여기에 어떤 제약도 두지 않는다. 성애적 감정이 절대적으로 옳기 때문에 성애적 감정의 대상이 무엇인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성애적 감정의 대상은 이성을 향할 수도, 동성을 향할 수도, 그 둘을 반복할 수도 있다. ‘등’이라는 표현이 있기 때문에 동물이나 AI 등 무엇을 향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성욕을 윤리적 규제로부터 해방시키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성애적 규제로부터 해방시키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발상의 먼 배경에는 프로이드의 해방적 성 심리학이 숨어 있다. 프로이드는 인간에게는 성적 욕망이 원초적 본능으로 주어져 있으며 이는 신의 계명이나 윤리적 규제나 이성이나 의지로 통제가 불가능하고 통제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며 “왜냐하면 원초적 본능 그 자체가 절대적으로 선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든 인간과 사회의 문제는 원초적 본능을 억제하는 것에서부터 발생하므로, 모든 규제로부터 원초적 본능으로서의 성적 욕망을 해방시켜 자유롭게 욕망을 추구하도록 허용하면 모든 인간과 사회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게 프로이드의 주장”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결국 이것이 의도하는 건 엄격한 이성애적 규범을 견지하고 있는 전통 기독교의 성윤리 해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차별금지법안은 교회의 설교에 대해 명시적인 규정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28조(정보통신서비스 공급·이용의 차별금지)에서 성별 등의 이유로 ‘인터넷, 소셜미디어, 전기통신 등 정보통신서비스의 공급·이용에 있어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함으로써 교회 안 현장에서 육성으로 설교하는 것 하나에 대해서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으나, 모든 형태의 현대 미디어를 통한 설교나 강의나 교육에서 일체의 동성애 비판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동성에 비판에 대한 이런 차별금지법안의 태도는 동성간 성교를 가장 강력한 험오표현을 사용해서 비판하고 있는 성경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레위기 18장 22절은 동성간 성교를 ‘가증한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가증한 일’로 번역된 히브리어 ‘토에바’의 가장 정확한 의미는 ‘혐오스러운 일’이다. 결국 차별금지법안이 속에 숨기고 있는 좀 더 궁극적인 목표는 성경을 금서(禁書)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