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면예배 금지 집행정지 가처분 기각
전통 예배에 대한 교계 내부의 이견이 한몫
자발적 방역 협조와 예배 규제는 천양지차”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 이하 언론회)가 법원이 최근 정부의 수도권 소재 교회에 대한 대면예배 금지 조치를 일시 집행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과 관련, 9일 논평을 발표했다.
언론회는 “정부는 지난 8월 18일 ‘행정명령’을 통해, 19일 0시부터 수도권에서 전통적인 예배 대신 일방적으로 변형된 ‘비대면 예배’만을 허락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타종교(불교, 천주교)의 예식은 제한하지 않았다. 교회에는 엄청난 타격”이라고 햇다.
이어 “정부는 지난 2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도 소위 ‘비대면 예배’를 강조하다, 7월 24일 모든 공예배를 허락한다고 해 놓고, 불과 한 달도 안 되어, 다시 교회에서의 전통적 예배를 일방적으로 제한한 것”이라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제37조의 ‘과잉금지’에 해당하며, 제20조의 ‘종교의 자유’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에 교계에서는 즉각 소송대리인 추양가을햇살 법무법인을 통하여, 보건복지부장관과 서울시장을 상대로 ‘행정명령 집행정지’(가처분 신청) 소송을 내게 된다. 그런데 이것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 제7부(재판장 김국현)에서는 지난 9월 3일 ‘기각결정’을 내린다”고 했다.
언론회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교회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어 종교의 자유와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결국 법원의 결정에 한국 교계 일부에서 나오는 전통적 예배에 대한 이견(異見)들이, 부정적으로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의 ‘행정명령’을 전후하여, 8월 17일 교계의 모 연합 단체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하여, ‘한국교회는 방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집단적인 자기중심성을 드러내고, 시대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무지와 자만과 욕망 때문’이라고 비난하였다”며 “또 8월 20일 모 연합 단체의 대표회장 A목사는 CBS 시사자키에 출연하여, ‘교회가 (비대면 예배)를 위해, 선도적으로 충분히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였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8월 21일 교계 시민단체의 상징적인 모 장로는 KBS 시사본부에 출연하여 ‘(비대면 예배)가 전혀 우리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감염의 가능성이 100% 없는 방법으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고 했다.
또 “지방의 B목사는 ‘대면예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어디서나 고요하게 하나님을 대면하면 그의 나라와 그의 뜻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의 주장은 널리 퍼졌고, 심지어 국가 권력의 핵심에서도 공유하고 있다는 말도 있었다”고 했다.
언론회는 “또 다른 지방의 C목사는 ‘예배 모임이 칼이 되어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것이 신앙’이라고 하여 언론에서 인기 있게 보도하였다”며 “이런 교계 지도자들의 발언은 나름대로 사회를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성경적이고 전통적 예배의 소중함과 중요성, 그리고 당위성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들은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드려왔던 성경적 가르침의 예배는, 이번과 같은 코로나 시국을 만나면 마음대로 변형시키고, 중단하고 (실제적으로 작은 교회들은 예배를 중단한 상태임) 경건과 가치를 달리해도 되는 것이었나? 심지어 당연히 지켜야 할 예배가 무슨 잘못이나 문제라도 있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예배의 때와 장소는 어떠해야 하는가? 하나님께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고, 무소부재(無所不在) 하시므로 언제 어디서든지 예배드릴 수 있겠으나, 성별된 장소에서 주님께서 부활하신 주의 날에, 신앙공동체가 함께 모여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것’이 지당하고 마땅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언론회는 “또 예배에서는 성도의 헌신과 교제와 봉사가 있어야 참다운 예배라고 말할 수 있다. 예배는 그야말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과 경건함과 엄숙함이 있어야 한다. 그런 예배가 아니라면 참다운 예배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예배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총신대 총장을 지낸 정성구 박사는 ‘비대면 예배는 없다. 예배란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 사이의 만남인데, 찬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신앙고백으로 죄악을 용서받고, 기도로 우리의 연약함을 아뢰고, 복음의 말씀을 통해서 새 생명의 메시지를 듣고, 각자의 일터에서 소명(召命)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 한국교회는 중국 우한으로부터 지난 1월에 들어온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초유의 예배 중단(변형된 예배를 강요받음)이라는 위기를 만났다. 이에 대하여는 깊은 성찰과 함께 ‘예배 지키기’의 고민과 고통이 있어야 했다”며 “그런 일환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헌법으로 보호받고자 시도한 일이, 교회 일부 지도자들이 다른 의견을 발산함으로, 그 기회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언론회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호받는 가운데, 우리가 자발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한 일에 협력하고 동참하는 것과, 이를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배마저도 일일이 국가의 규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라는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지금 하나님께서는 한국교회 목회자, 교계 지도자들의 결정을 유심히 바라보고 계시다고 본다. 또 한국교회 성도들도 이런 과정을 살펴보면서, 영적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결정하리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