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수 목사(제자광성교회)는 6일 주일예배에서 ‘헛된 믿음과 값싼 은혜의 저주’(로마서 4:11-18)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고린도후서 13장 5절은 ‘너희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참된 믿음에 머물러 있는지를 검증하라’고 나왔다. NIV 등은 믿음에 'The(그)'를 붙여 ‘그 믿음’으로 해석된다. 이런 저런 믿음이 있는 게 아니라 그 믿음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 얻음은 당연하지만 ‘구원 얻을 만한 그 믿음’이란 무엇인가?”라고 했다.
이어 “본문은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아브라함이 구원을 받았다고 나왔다. 그 믿음의 대상이 하나님이라면 아브라함이 믿었던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라며 “로마서 4장 17절에서 아브라함이 믿었던 하나님은 ‘죽은 자를 살리시고 없는 것을 있게 하시는 분’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린 행위는 이해할 수 없을 지라도 아브라함에게는 당연한 명령이었다. 왜냐면 아브라함은 죽은 자를 살리시고 없는 것을 있는 것같이 부르시는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브라함은 이삭을 진짜로 모리아산에 번제를 드리려고 했다. 아브라함이 번제를 드린 행위로 의롭다함 받는 게 아니었다. 이미 하나님의 속성을 믿는 믿음이 아브라함 안에 있어 그는 이미 의롭다함 받는 상태”라며 “이는 할례를 받아서 의롭게 된 게 아니라 의롭게 된 자가 할례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예로 사랑하는 사람이 결혼을 해야 그 결혼은 축복이다. 반대로 사랑하지 않는데 결혼을 한다고 없는 사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역으로 정말로 사랑하는 관계인데 피치 못할 상황에서 결혼을 못하고 부부가 됐다고 그 사랑이 변치 않는다면 그 부부는 온전한 부부”라며 “무(無)할례 시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았다. 여기서 믿음을 오해하면 은혜도 오해할 수 있다. 가령 값싼 은혜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이어 “본 훼퍼가 자신의 저서 ‘나를 따르라’에서 말한 표현이다. 그는 값싼 은혜를 낳는 원인이 ▲회개 없는 용서를 남발하는 설교 ▲공동체에서 자격 없는 자의 세례 받음 ▲죄의 고백이 없는 성찬 ▲죄를 버리라는 촉구가 없고 죄의 용서만 강조하는 설교에 있다고 봤다. 곧 죄를 가볍게 여기는 게 값싼 은혜”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죄를 엄하게 다루었다. 예수님이 사마라인을 용서하셨다면 이는 죄의 용서가 아니다. 간음한 여인을 용서한 것”이라며 “그 여인이 용서 받은 사건이 마치 간음을 해도 쉽게 용서받을 수 있다는 착시로 보일 수 있다. 이는 값싼 은혜의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주님은 분명히 여인을 용서하고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셨다”고 했다.
박한수 목사는 신학자 김세윤 박사(풀러신학대학 대학원 교수)가 “한국 교회는 ‘구원파’를 욕하지만 대부분이 구원파라는 간판을 달지 않았을 뿐, 이미 구원파 교리를 설교하고 있다. 과연 한국교회는 구원파를 욕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말했다며 “(한국교회는) 한번 구원이 영원한 구원이며 죄에 대한 회개 없이도 구원의 확신만으로 결코 지옥에 떨어질 수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구원은 확신만이 아니라 구원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한국교회가 율법주의라는 비판이 두려워 이 사실을 외치지 못한 결과, 세상 사람들로부터 값싼 은혜를 누린다고 욕먹고 있다. 세상 언론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성경은 구원의 확신보다 구원의 엄중한 자격을 얘기 한다. 요한복음 3장에서 예수님은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이라고 말씀하신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게 구원의 자격”이라며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에 가고 싶다는 확신이나 신념’을 물으신 게 아니다. 과연 물과 성령으로 거듭났냐고 말씀하셨다. 이런 복음성가가 있다. ‘돈으로도 못가요, 착해도 천국 못가요···’. 나는 이 복음성가가 좋았다. 왜냐면 나는 돈도 없고 착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덧붙여 확신이 있어도 (천국에) 못 간다. 오직 ‘그 믿음’으로만 가는 하나님 나라”라고 했다.
그는 “아브라함이 기꺼이 죽은 이삭을 다시 살리실 하나님을 신뢰했고 ‘네 후손을 통하여 메시아가 난다’는 약속을 믿었다. 그래서 그는 기꺼이 하나님이 자기아들을 못 살리겠냐며 자기아들을 죽이려는 믿음을 보였다. 예수님은 이를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믿음이라고 하신다”며 “하나님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아브라함처럼 동일한 요구를 하고 계신다. ‘포기하라’ ‘내려 놓으라’ ‘같이 가자’ 등. 이런 명령을 준행해서 우리가 의롭다고 받는 게 아니”라며 “이미 그런 명령을 받고 주님이 모든 걸 예비하셨다는 믿음이 있는 사람이 순종할 때, 그 믿음을 주께서는 의롭다고 하신다”고 했다.
박한수 목사는 “하나님은 애초부터 이삭을 원치 않으셨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런 믿음을 받고자 하신다”며 “우리가 온전한 믿음을 깨닫기 위해선 그리스도께서 치루신 희생의 깊이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받은 은혜가 값싼 은혜가 아니라 깊은 은혜를 알게 된다”고 했다.
그는 “로마서 3장 21-22절은 ‘율법에 약점이 있다’고 나왔다. 율법을 지키지 못하면 죽는다. 이것이 율법의 한계다. 이를 해결해주시는 분이 오셨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며 “로마서 3장 21절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는다’고 나왔다. 그러나 헬라어 원어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믿음’이라고 나왔다. 이는 그리스도의 신실하심으로 우리가 의롭다함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신실함은 약속을 지킨다는 뜻이다. 율법 외의 다른 의인 그리스도께서 이미 말씀을 성취하셨다. 그래서 우리가 구원을 얻게 됐다”며 “이를 값싼 은혜로 만들지 않고 진정한 은혜로 살기 위해선 주님이 흘리신 피 값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약속을 성취하기 위해서 모욕과 조롱을 어떻게 당하셨는지를 알아야 우리가 은혜 가운데 살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값싼 은혜는 방종과 나태를 만든다. 갈라디아서는 ‘그리스도를 다시 한 번 못 박았다’고 나오는데 이는 그리스도의 보혈을 값싸게 여겼다는 뜻이다. 주님의 십자가 보혈로 우리가 의롭다함 얻은 사건을 귀히 여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갈라디아서 2장 20절처럼, 주님께서 나를 위해 피 흘리신 조롱과 희생의 가치를 아는 믿음 가운데서 사는 삶이다. 그래서 주님이 내게 요구하시는 모든 것이 희생이 아니다. 주님은 우리를 다시 살리신다. 천국을 보상하신다. 고난도 끝에는 하나님의 축복이 기다린다. 때문에 그 은혜의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