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현 목사(부산수영로교회)가 6일 주일예배에서 ‘교인인가 제자인가?(마가복음 3:13-19)’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주님은 당대 기존의 종교 조직을 사용하지 않으셨다. 하나님 나라의 핵심은 사람이다. 새롭게 12명 제자를 뽑으셨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한다”며 “이는 이스라엘 12지파라는 새로운 대표성을 지닌다”고 했다.
또 “예수님은 대량생산이 아니라 소수에 집중하셨다. 세상적 방식과 철저히 다르다. 사람들은 주로 조직화를 하고 가능한 많은 사람을 모으려고 한다. 심지어 기독교 단체에서도 이런 일은 한다”며 “하지만 예수님은 철저히 소수를 통해 다수를 변화시키신다. 요즘 교회에 대한 질타가 거세다. 가끔 교계에서도 교회들이 일방적으로 당하지 말고 무엇인가 소리를 내고 1,000만 기독교가 힘을 합치면 아무도 기독교를 무시하지 못한다고 한다. 일리는 있지만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이규현 목사는 “왜냐면 주님이 가지신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다. 주님은 숫자를 많이 동원하여 혁명을 이루는 방식을 택하지 않으셨다. 그런 방식은 또 다른 힘의 저항을 부른다”며 “예수님은 당신을 핍박하시는 자들을 투쟁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죽임 당하셨다. 제자는 주님의 길을 따라가는 삶”이라고 했다.
이어 “세상적인 관점에서는 제자 12명이 무능해 보인다. 그러나 주님은 길게 보신다. 주님은 12명을 통해 이뤄질 거대한 하나님 나라를 보셨다”며 “이사야 60장 20절에도 ‘작은 자가 천을 이룬다’고 나왔다. 이처럼 헌신도가 중요하다. 헌신도가 90% 되는 사람이 천명보다 훨씬 더 위력적”이라며 “예수에 미친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사도행전 9장에는 예수에 사로잡힌 사도바울 한 사람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인은 교회를 출석하는 사람, 신자는 예수로 거듭난 사람이다. 교인은 신자일수도 있고, 아닐 수 있다. 요즘은 교인이냐 신자냐 구분해야한다”며 “더 나아가 신자인가 제자인가를 물어야 한다. 성숙도와 헌신도의 차이가 있다. 신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자신의 삶을 위탁한 삶은 아니다. 그러나 제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신을 위탁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주님은 팬과 제자는 다르다고 했다. 팬은 자기 필요를 위해 예수를 따른다.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다. 자기 이익이 충족될 때만 따른다”며 “그러나 제자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존재한다. 자기중심성에서 떠나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산다. 세속 사회에서 예수를 따르기는 쉽지 않다. 갈수록 믿음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님은 홀로 산으로 가셨다. 공적활동과 개인적 활동을 철저히 분리시키셨다. 매우 바쁘셨지만 외적 활동에 매몰되지 않으셨다.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마다 아버지의 도우심을 구하셨다”며 “우리는 무능해서가 아니라 성급해서 일을 망친다. 최종적인 결정은 하나님 앞에서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매 시간 묻는 사람이다. ‘주님은 어떻게 할까요?’ 자신의 길을 자기가 선택하는 삶이 죄의 길”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요한 결정을 내릴수록 조용하고 순종적인 시간을 보내야 한다. 주님은 살인적 스케줄에 시달렸지만 홀로 있는 시간을 항상 가지셨다. 주님은 밤이 새도록 기도하시고 제자를 세우셨다. 주님은 늘 기도의 필요를 느끼셨고 철저히 아버지에게 의존적이셨다”며 “묻고 또 물으셨다. 누가 답을 얻는가? 하나님께 묻는 사람이다. 충분한 기도로 시작한 일이면 실패가 적지만, 기도보다 일이 앞서면 실패한다. 주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모습은 충분한 기도”라고 했다.
특히 “주님은 우리가 따르고 싶다고 따르는 분이 아니다. 부르신 분이 우리를 부르셔야 그제야 소명이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열심이나 의지보다 부르신 분에 대한 관심이 더 중요하다”며 “주님이 걸으신 길이 어려워도 끝까지 걸을 수 있는 것은 주님의 부르심이다. 주님이 나를 부르셨다는 생각이 이를 끝까지 걸어가게 할 수 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삶의 방식을 통째로 바꾸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염려할 이유가 없는 건 부르신 분이 예수고, 예수가 나를 부르셨다면 그렇게 살도록 이끄시는 분도 주님이다. 보증이 있다. 베드로 등이 인간적으로 끝난 것처럼 보여도 예수님이 이끄셨다. 영광스런 부르심이고 특권”이라며 “예수님은 제자훈련에서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하지 않으셨다. 활짝 열린 관계였다.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였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삶 전체를 다 오픈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자가 존경하던 스승을 따르다가 인간적 연약함이나 위선을 발견하면 못 따라간다. 세상적 관계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 인간적 약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라며 “그럼에도 주님은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드러내셨다. 주님은 실수, 거짓, 어둠, 오류가 없으셨다. 관계가 깊어지려면 투명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예수를 따르는 삶은 그 분을 닮는 삶이다. 예수의 핵심 성품은 온유와 겸손과 섬김이었다. 십자가는 섬김의 절정이었다. 부활하셔서 실패한 제자들을 다시 일으키셨다”며 “주일을 갈 때만, 문제가 터질 때만 기도하는 삶은 종교적 활동이다. 현재 비대면은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나는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는가를 돌아봐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현 목사는 “지금까지 동행하는 삶을 산 사람이 지금 비대면 시간이 영적으로 더 깊어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한번 나는 예수의 제자인가 교인인가? 이를 복음서를 통해서 끊임없이 물어야한다”며 “결국 우리는 내가 죽고 예수로 사는 삶으로 가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