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엄창섭 교수가 최근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지난 8.15 광화문 집회와의 관련성, 그리고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이 공개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엄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부의 코로나19 공식사이트의 정보에 의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8월 14일부터 급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이와 관련하여 8월 15일 광화문 집회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고 집회를 주동하였던 전광훈 목사가 확진을 받았다고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하여 상식적인 수준에서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딱 두 가지만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14일부터 증가했는데 왜 8.15 집회가 원인인가”
엄 교수는 “우선 통상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주일이고, 현재까지 학계에서 인정하는 공식적인 코로나19의 잠복기는 평균 5.2일”이라며 “다시 말하면 확진자가 8월 14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니 이번 증가의 원인이 된 일들은 8월 14일부터 적어도 5일 이전인 8월 9일로부터 2주 전인 7월 31일 사이에 있어야 설명이 된다”고 했다.
이어 “이 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여하튼 확실한 것은 8월 14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확진자의 책임이 8월 15일의 집회 때문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8월 15일에 감염이 된 사람들은 빠르면 8월 20일부터 8월 말까지 사이에 증상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물론 무증상인 사람들은 그 전에도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이해가 안되는 이상한 해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에서는 8월 15일로부터 5~14일 이전에 감염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빨리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며 “자신들의 방역 실패의 원인을 특정 집단과 집회에 돌리는 것은 당장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피하는 데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정말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개인정보 비밀보장 신뢰 허물어져”
엄 교수는 “두 번째는 코로나19로 확진을 받은 사람들 중에 처음으로 개인의 이름이 노출되었다”며 “2020년 8월 16일 자정까지 15,318명의 확진자 중 어느 한 명도 이름이 노출된 적이 없다. 그 원칙을 깬 사람이 누구일까? 그 사람이 누구이든 관계없이 코로나19와 관련한 개인정보에 대하여 철저한 비밀보장이라는 신뢰는 허물어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목사의 이름이 공개된 것을 두고 이 같이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제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검사를 받으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이번 노출에 대하여는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