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가 23일 진행된 가운데, 지성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북한 인권 관련 질의가 주목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 의원은 “2010년 이후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 국민 6명”이라며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의 사진(나머지 탈북민 3명은 신변안전 문제상 비공개)을 화면에 띄웠고, 이 후보에게 이들이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잘 알지 못한다”고 했고, 이에 지 의원은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 국민을 모르는가”라고 했다.
그러나 얼마 후 이 후보는 “제가 그 여섯 분이 북에 억류되어 있거나 이런 사정에 대해서 모른 건 아니고, 사진으로 바로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확인하지 못했던 점을 다시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선교사 분들을 비롯해서 기회가 되는 대로 다시 남으로 돌아오실 수 있는 이런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이런 의지만은 분명히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아래는 이날 청문회에서 오간 지 의원의 질문과 이 후보의 답변 전문.
지성호 의원: 오늘은 통일부 후보자 검증의 자리입니다. 성실하게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후보님, 2004년 미국이 북한 인권법 제정 당시 이를 항의하는 국회의원 서한에 참여하셨고, 2016년 제정된 우리나라의 북한인권법 또한 북한의 압박 수단일 뿐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2004년 당시 본 위원이 북한인권법 제정 소식을 북한 내에서 들었을 때 ‘북한 밖에도 나라가 있구나, 북한 주민들의 억울한 죽음을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고, 삶의 희망이었습니다. 후보님은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등을 보장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무조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북한인권법은 반대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법안 개정할 생각을 해야지요.
본 위원은 북한 정권의 피해 당사자로서 수백 만의 북한 주민들이 아사하고 그 시쳇더미의 악취와 그리고 거기서 나온 구더기, 그리고 홀로코스트와 같은 수용시설에서 고통받던 북한 주민들을 잊지 못합니다. 그 과정 속에 저희 할머니도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돌아가셨고, 저희 아버지도 북한 감옥에서 잔혹한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본 위원도 팔과 다리가 절단되었을 때 마취도 하지 못한 채 두 눈을 뜨고 3시간 동안의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그 당시 제 나이가 14살이었습니다.
그런 사회에서 살다가 대한민국에 와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동물도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동물권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를 보며 북한 주민들의 삶은 과연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북한 인권 활동을 하는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존경하는 김태년 대표님께서 교섭단체 연설 중에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국가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국민을 지켜야 합니다.’ 북한 정권에서 전혀 보호받지 못했던 본 위원에게는 굉장히 감명 깊었는데 후보님도 이 말씀에 동의하십니까?
이인영 후보: 예.
지성호 의원: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것은 어느 국가이든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의무인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의 만행으로 인한 피해가 우리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후보님 잠시 화면을 보시죠. 혹시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이인영 후보: 잘 알지 못합니다.
지성호 의원: 통일부 장관 후보자님께서 이 분들을 모르십니까?
이인영 후보: 예, 예‥ 오늘 배우겠습니다.
지성호 의원: 이 분들은 2010년 이후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 국민 6명입니다.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 국민을 모르십니까?
이인영 후보: 예, 뭐 아직 몰랐습니다. 예, 뭐 오늘 배우겠습니다.
지성호 의원: 우리 정부는 헌법에 따라 국제법상 불법으로 납북 억류중인 우리 국민의 석방 소환을 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본 위원이 통일부에 이 분들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였으나 답변은 달랑 한 장 뿐이고, 그 마저도 생사 여부, 석방을 위한 통일부의 노력 등의 내용은 없고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 ‘검토 중’ 이렇게 성의 없는 답변만 제출했습니다. 억류된 우리 국민들의 송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지만, 벌써 2년이 지났음에도 말만 오갈 뿐이고 결과가 없습니다.
통일부가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 국민들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미북 정상회담 전에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세 명을 송환받았고,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특사단 파견을 통해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의 석방을 받아냈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순방 후 송이버섯 2톤을 선물로 받아왔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도대체 우리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몇 차례 더 해야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 자국민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것입니까?
이인영 후보: 제가 좀 답변드려도 되겠습니까?
지성호 의원: 예, 짧게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인영 후보: 아주 짧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으면, 우선 제가 그 여섯 분이 북에 억류되어 있거나 이런 사정에 대해서 모른 건 아니고, 사진으로 바로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확인하지 못했던 점을 다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선교사 분들을 비롯해서 기회가 되는 대로 다시 남으로 돌아오실 수 있는 이런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이런 의지만은 분명히 말씀을 드립니다.
지성호 의원: 대통령께서 직접 평양까지 방문했으면 송이버섯이 아니라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 국민들 송환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보님, 이 여섯 분들이 북한에 어느 수용소에 계신지, 북한에 수용소가 몇 개가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시죠? 혹시 아십니까? 생사여부도 모르시죠?
이인영 후보: 수치까지 또 뭐‥ 이렇게.
지성호 의원: 건강상태도 모르시죠?
이인영 후보: 예‥
지성호 의원: 이와중에 후보님은 남북경제 협력 방안으로 금강산 개별관광 및 금강산 백두산 물, 대동강의 술 우리의 쌀과 약품 등 현물로 교역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맞습니까?
이인영 후보: 예, 그랬습니다.
지성호 의원: 이미 북한에 십년 가까이 억류되어…(마이크 꺼짐) 후보님께 묻습니다. 후보님이 장관이 되신다면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국민들, 올해 안에 대한민국으로 모실 수 있겠습니까?
이인영 후보: 솔직히 장담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의원님 지적하시는 대로 제가 이미 피력했던 인도적 교류·협력의 영역 외에도 북에 있는 우리 국민들 조속하게 남쪽으로 돌아올 수 있는 노력을 추가해서 하겠다, 이런 말씀 분명하게 드리구요. 다른 한편에서 북에 이른바 사상교화소 뭐 등등 이런 데 억류되어 있는 북한 주민들 더 나아가서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관심을 기울이고 접근하겠습니다.
한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드리면 제가 말씀드렸던 인도적 교류·협력 분야를 적극적으로 제개하겠다, 이런 의지는 사상교화소에 있는 북한 주민 외에도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이 만약에 먹을 것 마음대로 못 먹고, 아픈데도 마음껏 고칠 수 없다면, 그 점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우리가 인도적 교류·협력을 사상교화소에 있는 사람들이 다 석방되거나 혹은 체류되어 있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돌아오기 전에는 하나도 할 수 없다,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또 지성호 의원님의 질문 취지도 아닐 거라고 생각하구요. 이 점들은 우리가 서로 병행하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 이렇게 좀 이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