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태풍인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28일 서울 등 한반도 전역을 강타하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강풍으로 교회 첨탑이 무너지면서 위험이 커지고 있다.
태풍의 피해를 가장 먼저 입은 제주도에서는 27일 오후 한 교회의 첨탑이 강풍에 전봇대로 넘어지면서 인근 5백여 가구의 전기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실 교회 첨탑으로 인한 피해는 매년 태풍이 불 때마다 단골처럼 들리는 소식이다. 가늘고 긴 첨탑 특유의 모양 탓에 바람이 조금만 강하게 불어도 쉽게 넘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첨탑들은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 교회’에 달린 경우가 많아 더욱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 네티즌은 SNS를 통해 태풍으로 인한 교회 첨탑 피해를 알리면서 “바람만 불면 첨탑들은 쉽게 넘어지는 것 같다. 집 앞에도 교회 첨탑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앞을 지나기가 무섭다”고 했다.
이에 “교회 첨탑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동시에 올해 위험 요소가 있는 첨탑을 철거키로 해 화제를 모았던 안양시 교회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안양시기독교연합회(회장 박석건 목사)와 안양시청은 강풍에 쓰러질 위험이 있는 지역 교회 첨탑 100여개를 철거하기로 합의하고 지금까지 총 36개의 첨탑을 철거하거나 높이가 낮은 새 것으로 교체했다.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안양시기독교연합회는 안전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연합회 부회장 한관희 목사는 “매년 여름 태풍이 올 때마다 교회의 높은 첨탑들은 항상 위태 위태했었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도시 외관도 좋게 하기 위해 안양시와 협의해 첨탑 철거 및 교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양시의 약 460개 교회들 중 36개 교회만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더군다나 안양시 외 다른 도시들은 아예 이와 관련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태풍이 불 때마다 교회 첨탑 피해는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샘물교회 김태경 목사는 “첨탑을 한꺼번에 모두 없애는 것은 맞지 않다. 상황에 따라 첨탑이 필요한 교회도 있을 수 있다”면서 “안전에 위험을 주는 것들은 수리를 해 보완하는 등 단계적 대책이 요청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