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변은 “어제(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한국 내 탈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맹비난하며 ‘(전단 살포를)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 요구했다”며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나 9·19 남북군사합의 등을 파기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자 통일부는 약 4시간 30분 만에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법률안'(가칭)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대북 삐라는 백해무익한 행위’라고 했다”며 “국방부도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접경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켜 접경 지역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로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김여정이 ‘망나니짓’ ‘똥개’ ‘인간추물’ 같은 막말을 쏟아내며 명령조로 우리 정부를 ‘훈계’하는 내정간섭성 도발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가 즉각 엄중히 항의하지는 못할망정 맞장구치며 그 주장을 전폭 수용하여 국민의 중대한 기본권을 침해하고 주권을 포기하는데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변은 “북한의 체제나 지도자를 비판하여 남북관계의 긴장을 유발한다 하더라도 대북전단 살포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되고, 법률로써 제한하더라도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는 없다”며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를 ‘안보 위해 행위’로 규정했지만 지난달 GP 총격을 비롯하여 숱한 대남 무력시위성 도발로 9·19 군사합의를 형해화한 것은 북한”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러한 북한의 도발, 나아가 북한의 인권침해에 눈감던 정부가 김여정 한마디에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준비한다는 것은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헌적인 처사일 뿐만 아니라, 북한 정부에 굴종하여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인권침해는 반인도범죄에 해당하여 2014년부터 유엔은 북한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대표적인 인권침해가 바로 북한주민의 ‘알권리’ 침해”라며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고, 전달하는 자유는 ‘세계인권선언’이나 북한도 가입한 ‘자유권규약’도 보장하고 있는 기본적 인권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대북(對北) 전단, 이른바 ‘삐라’를 보내어 북한 주민의 눈과 귀를 열게 하는 것이 결코 안보 위해 행위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한변은 “정부는 위헌적인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추진을 즉각 취소하라! 그렇지 아니하고 만약 입법을 강행한다면, 우리 한변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국내외 단체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