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마존강 상류의 원주민들 중 80%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현지 의료시스템의 붕괴로 서로 감염된 사실조차 모른 채 전염이 확산되고 사망자가 길가에 버려지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아마존 원주민 선교사역을 펼치고 있는 한원강 선교사가 22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한 선교사는 22일 GMA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인디오들을 위한 전세계 교회들의 긴급 기도를 요청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한원강 선교사 또한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2주째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며 회복 중에 있다.
한 선교사에 따르면 현재 아마존강 상류 지역에 의사와 간호사 확진자들이 속출하면서 현지 의료시스템 자체가 마비된 상황이고, 이에 현지의 인디오들 또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상황이다.
한 선교사는 “제가 있는 사역지에서 저와 함께 하는 18명의 동역자들이 있는데 모두 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다들 스스로 자가 격리해서 병을 이겨내고 있지만 여기에 의료시스템이 다 무너져서 어떠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특히 원주민들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실태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아수라장”이라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온 세계가 마찬가지겠지만 여기는 자기가 걸린지도 모른채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공식적으로 예상하기로는 80%가 다 걸렸다고 보고 있다”면서 “산소가 없어서 오늘도 많은 사람이 죽었고, 시체를 바깥에 그냥 내버리고 있다”고 심각한 현지 실태를 설명했다.
한 선교사는 “남은 의료진들이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어서 간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갈필을 못 잡고 있다”면서 “의사만 18명이 사망했고 간호사 등 의료진들을 모두 합하면 180여 명이 죽었다. 완전히 의료시스템이 무너져서 그저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풀어 주시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기도를 요청했다.
한 선교사는 나우타라는 마을 인근에 선교센터 부지를 확보해 그동안 원주민 미전도 종족들을 위한 선교사역을 펼쳐오고 있었다. 한원강 선교사는 사역지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 “페루 수도 리마에서 비행기로 북쪽으로 2시간을 이동하면 이키토스라는 도시가 나오고, 여기서 또 차로 2시간 남쪽으로 이동하면 읍 정도의 크기의 나우타라는 마을이 나온다. 이 나우타에서 3km정도 외각으로 떨어진 곳에 현지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선교사가 있는 곳은 아직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으로,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종족들이 살고 있고 외부의 접촉이 거의 없는 미전도 종족들이 깊숙한 정글에 있다. 이에 한 선교사는 이들을 찾아가 주의 복음을 전하는 일들을 한국인 최초 선교사로 해나가고 있다.
한 선교사는 “인디오 원주민들 중에서도 특히 미전도종족이 많아 이 곳에 센터를 잡고 사역을 펼치고 있는데 현재 코로나로 인해 현지의 많은 인디오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정부에서조차 손을 못쓰고 있다”면서 “이 코로나가 지나간 후에 엄청난 많은 변화들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 선교사는 3주 전에 코로나 바이러스 음성판정을 받았다가 2주 전에 양성판정을 받았따. 한 선교사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는 “하루에 네댓 번씩 온 몸에 통증이 몰려 오는데, 머리를 죄어오는 듯한 고통과 온몸의 아픔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처음보다 지금 많이 완화가 되고 조금씩 회복되는 느낌이 있다. 처음에는 말하기 조차 힘들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주민들에게까지 전해진 경로는 뚜렷하지 않지만 브라질에서 지난 2월 26일 첫 확진자가 보고됐고,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는 3월 중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브라질 정부 산하 기관인 환경 • 재생 가능 천연자원 연구소(Ibama)는 불법 금광 개발업자들과 벌목업자들이 코로나로 인해 감시가 느슨해 진 것을 기회로 원주민 거주지역에 직접 들어가 작업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가속시켰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중에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올해 1분기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한 79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