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북한과 미얀마, 필리핀 등 전세계 30개 취약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식량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3억 5천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VOA 보도에 따르면, FAO는 ‘신종 코로나가 식량 위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굶주림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최소 1억 8천 300만 명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FAO가 밝힌 자금 필요액은 지난달 발표한 1억 1천만 달러 보다 3배 정도 증액된 수치이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 보건 위기뿐 아니라 비보건 문제도 야기하고 있다며, 유엔이 앞서 북한 등 취약국 대응 지원 목표액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 업무를 관장하는 마크 로우코크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신종 코로나 국제 인도적 대응 계획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북한 등 전 세계 63개 최빈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을 돕기 위해 연말까지 67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FAO는 이번 보고서에서 전염병이 장기화함에 따라 이미 기후문제와 분쟁, 경제 불안정을 겪는 취약국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식량 위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식량 접근 확대를 위한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폐쇄되고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전 세계 물류망이 영향 받아 식품 부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식량 위기의 문제점은 공급과 수요 가운데 한 쪽이었지만, 지금은 두 가지 모두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농업에 의존하는 취약국의 농번기철 작업과 수확 활동 중단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더 부각시켜 문제를 확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파종과 수확에 영향이 미치면 글로벌 식량위기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FAO는 ‘2020년 북한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같은 국제보건 위기가 북한 식량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주민 1천10만 명이 식량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생후 6개월에서 23개월 사이 유아 가운데 3분의 1이 최소 적정 식사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또 전체 어린이 가운데 20%는 영양 부족으로 인한 발육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FAO는 아울러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는 질병 통제를 위한 격리 조치 때문에 복잡한 북한의 식량 안보 상황에 점증하는 압력을 준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