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 박상진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가 최근 연구소 홈페이지에 ‘코로나19 이후의 신앙교육’이라는 칼럼을 올렸다.
박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여러 번의 긴급재난문자를 받게 되는데, 지난 3월 8일 주일 아침에 받은 긴급재난문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기도청> 모임 예배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있으니, 모두의 안전을 위해 3월 8일은 가정예배를 당부 드립니다’”라며 “공적인 장소에서 모이는 예배는 위험하기 때문에 가정예배를 드릴 것을 제안하는 문자였다. 가정예배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필자로서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헌법에서 두텁게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으면서, 동시에 교회가 가정예배를 강조하지 않으니 도청에서까지 가정예배를 제안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주일 교회당에서 모이지 않고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가 드려질 수밖에 없는 이 기간을 가정예배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여전히 교회의 주일예배가 중요하고 교회학교 예배가 중요하다. 코로나19의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하면 당연히 주일 아침에 교회에 모여 면대면의 예배를 드려야한다”며 “우리는 그 주일예배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를 절실히 느끼고 체험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의 회귀는 곤란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녀 신앙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어 가정에서 자녀교육이 강력하게 일어나기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자녀 신앙교육의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부모가 자녀교육의 주체이다. 가정이 자녀 신앙교육의 중심이다. 주일에는 그러한 가정의 자녀들이 모두 교회에서 모여 공동체적인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며 “교회와 교회학교의 주일예배가 감격적으로 드려지기 위해서는 자녀들이 가정에서 가정예배를 통해 부모의 신앙양육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들로 자라나야 한다. 이러한 가정예배 중심의 자녀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예배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청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첫째는 교회중심에서 가정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자녀 신앙교육의 첫 번째 장을 교회학교가 아닌 가정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요청된다. 1780년에 영국 글로체스터에서 시작된 주일학교(Sunday School) 운동이 많은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정의 신앙교육 기능을 약화시켰다”며 “매일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여호와를 경외하는 가정예배야말로 자녀 신앙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둘째는 교역자 중심에서 부모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한국교회는 지나칠 정도로 담임목사, 교역자 중심이다. 평신도가 깨어나야 한다. 특히 부모가 깨어 나야한다”며 “하나님께서는 자녀를 부모에게 맡기셨음을 깨닫고 부모가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한 인간상을 지녀야 하고 기본적인 자녀 신앙교육에 대한 커리큘럼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셋째는 주일중심에서 일상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한 번 주일 아침에 드려지는 예배로는 불충분하다. 우리의 삶이 산제사(롬12:1)가 돼야한다”며 “예배와 삶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고 통합되어야 한다. 예배가 삶이 되고, 삶이 예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드려지는 예배가 중요하고 그 한복판에 가정예배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면서 교회와도, 학교와도 거리를 둘 수밖에 없게 됐다”며 “그래도 남는 원초적 공동체가 바로 가정이다. 가정의 재발견, 이것이 코로나19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우리가 터득한 깨달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부모를 중심으로 가정예배가 회복되고, 가정과 교회, 학교가 아름답게 연계됨으로 다음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본래 교육 디자인이 회복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