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35개 비정부기구들이 6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케빈 맥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 면제를 촉구했다고 VOA가 보도했다.
단체들은 구체적으로 다음 번 코로나 대응 경기부양 법안에 ‘대북 인도지원 강화 법안’ (Enhancing North Korea Humanitarian Assistance Act)을 포함시키라고 촉구했다.
이 법안은 지난 4월 중순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과 앤디 레빈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 절차와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서한에는 대북 구호단체인 미국친우봉사회(AFSC), 이그니스 커뮤니티,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를 비롯해 인권단체들과 평화단체들이 서명했다.
미국 친우봉사회의 다니엘 야스퍼 아시아 담당관은 6일 VOA에, 제재로 인한 대북 지원의 어려움을 여러 번 호소했고 행정부도 일부 조치를 취하기는 했지만 충분하지 않아 의회가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설명했다.“북한이 국경을 다시 열면 구호단체들은 매우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현재 인도주의 지원 승인 절차는 9개월 이상 걸린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연은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지금 상황에서는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의회가 나서서 제재 면제를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야스퍼 담당관은 말했다.
35개 단체들은 서한에서 “북한은 코로나-19 환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위태롭다”며 인접한 중국과 한국에 10만 건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에 더해 북한의 취약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감안하면 잠재적인 발병은 더욱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1천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영양, 보건, 식수, 위생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단체들은 ‘대북 인도지원 강화 법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 법안이 대북 지원물품 전달 과정의 어려움을 많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친우봉사회의 야스퍼 아시아 담당관은 "해당 법안은 재무부가 인도주의 단체들을 위한 승인 과정을 촉진하고, 기존의 지침을 보다 명확히 규정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국무부에는 방북 특별 여권을 보다 신속히 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법안에 따르면, 유엔주재 미국대표부가 투표권과 영향력을 행사해 유엔의 대북 제재 면제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야스퍼 담당관은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제재가 북한 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막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3월 말 인도적 지원이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고, 재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도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