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는 임진각에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무단으로 세운 비석이 발견돼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을 최근 신천지 과천본부에 발송했다. 자진철거 종료일인 23일까지 불이행시 2차 계고장을 보낸다는 방침이다.
임진각 내 한국전쟁 미군참전기념비 옆에 이만희 총회장 명의로 세워진 비석에는 ‘빛과 빛의 만남은 이김’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문구는 한때 이만희 총회장의 내연녀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탈퇴한 김남희 씨가 대표로 있던 신천지 위장단체 ‘만남’이 내건 슬로건이기도 하다.
앞서 ‘만남’은 2010년 동일한 자리에 무단으로 비석을 세운 사실이 파주시에 의해 발각되자 수차례 자진 철거 요구를 받고 이듬해 철거한 바 있다.
‘조국통일선언문’이란 제목이 적힌 비석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가 아래에는 ‘국민대표 33인, 33인 대표 이만희’가 등장한다. 또 신천지 위장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도 나오는 등 신천지 측 교리가 적혀 있다.
신천지 측은 파주시가 요구한 자진철거에는 내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내놓았다.
뉴시스(Newsis)에 따르면 신천지 관계자는 “계고장을 받아 보고 판단해야 하겠지만, 비석 철거는 내부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지금 당장은 시설 폐쇄로 모든 인원이 흩어져 있는 상태여서 어떤 결정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파주시는 자진 철거 불이행시 구상권 청구 등 행정대집행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파주시는 “9일 1차 계고장을 신천지 과천본부 측에 보냈고 자진 철거가 종료되는 23일에 2차 계고장을 다시 발송할 계획”이라며 “자진 철거가 이뤄지지 않다면 구상권, 법적 소송 등 행정대집행을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