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의 민주인사 체포를 규탄한다”

국제
아시아·호주
문소라 기자
press@cdaily.co.kr
한국 52개 시민사회단체 성명 “탄압 중단하라”
©AP News

한국 52개 시민사회단체가 21일 성명을 통해 "홍콩 경찰의 민주인사 체포를 규탄한다"며 "홍콩 정부는 민주인사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홍콩자유언론(HKFP)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2020년 4월 18일 홍콩 민주당을 창당한 마틴 리(李柱铭)를 비롯해 마가렛 응(吳靄儀) 전 공민당 의원, 리척얀(李卓人) 홍콩직공회연맹 주석, 렁궉훙(梁国雄) 사회민주연선 전 주석, 융섬(杨森) 민주당 전 주석, 지미 라이(黎智英) 빈과일보 창립자 등 14명 이상의 주요 민주인사들을 지난해 8월 18일과 10월 1일, 10월 20일 불법 시위∙행진을 조직하고 참여했다는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경찰은 앞서 지난 2월 28일에도 지미 라이와 융 섬, 리척얀 등 3인을 지난해 8월 31일 개최된 시위와 관련하여 유사한 혐의를 이유로 체포한 바 있다.

한국의 단체들은 "유엔 집회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회 보고서 등을 통해 집회·시위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은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고 지적하고, "스스로 어떠한 폭력적 행위도 저지르지 않은 개별적 집회 참가자 또는 주최자가 다른 사람의 폭력 등 불법 행위를 이유로 기소되어서는 아니 된다"면서 "특히 집회 주최자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불법적 행위에 대해 형사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홍콩 경찰의 이번 대규모 민주인사 체포는 위와 같은 국제인권기준에 반하는 명백한 인권침해 행위"라 이야기 했다.

이어 단체들은 "우리 한국 인권시민사회단체는 홍콩 경찰이 자의적 체포 등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민주 사회에서 집회에 참여하고,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시민들의 당연한 권리"라며 "이번 체포는 민주인사들을 상징적으로 불법을 행위한 자로 만들어 홍콩 시민들의 평화적인 집회와 민주주의를 위한 의사 표현을 범죄로 만들고 위축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단체들은 "홍콩 정부가 집회의 자유를 권리로서 행사한 사람들을 체포하기 전에 집회가 자유롭게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라 말하고,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부로서의 의무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시위 내내 이어진 홍콩 경찰의 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하고 처벌하는 것"이라 했다.

단체들은 "집회·결사의 자유와 의사표현의 자유가 엄격히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 인권"이라 다시금 강조하고, "우리는 이번 홍콩 경찰의 민주인사 체포가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에 맞서기 위해 정부와 시민들이 힘을 합쳐야 하는 이 시기에 이루어져 사회적 분열과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홍콩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정의는 결국 전 세계의 민주 사회가 수호해야 할 정의를 위협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홍콩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평화로운 저항에 끝까지 연대할 것이며, 홍콩 정부에게 민주 인사들에 대한 부당하고 자의적인 체포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국제인권법은 시민의 집회·결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호되어야 하는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은 모든 사람의 의사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며, 그 권리의 행사가 국가안보나 공공의 안전 등 그 필요성이 엄격히 인정되지 않는 한 제한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Venice Commission)의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관한 지침'은 “집회를 원하는 사람들에 대해 집회를 하기 위한 허가를 얻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원칙으로 제시하며, 단순히 집회신고 요건을 준수하지 못한 것을 불법으로 보아 책임을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홍콩 #홍콩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