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표 많을 줄 알았는데 결과 보니 의외
각 교회들, 이미 현장 예배 자제하며 협조
정치권이 굳이 결의까지 할 필요있나 싶어
종교의 자유, 자유민주주의 가장 큰 기본”
국회가 지난 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종교집회 자제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5선 국회의원을 지낸 한 장로는 이에 대해 “국회가 종교 관련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당시 재석의원 157명 중 찬성 146명, 반대 2명, 기권 9명이었다. 국회가 이 결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지지한 것이다. 그럼에도 2명은 반대했다. 그 중 한 명이 이학재 의원(미래통합당)이다. 그는 왜 반대표를 던졌을까?
이 의원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실 반대표가 많이 나올 줄 알았다. 코로나 사태가 워낙에 큰 이슈이고 국민적 관심사이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많은 국민들이 종교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종교집회를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이 결의안에 논란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반대가 나를 포함해 두 명 뿐이었다. 의외였다”고 했다.
그는 ‘왜 반대했나’라는 질문에 “당연한 것”이라며 “왜냐하면 지금 각 교회가 거의 (예배당에서) 예배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가정예배로 돌리고 있다”며 “기독교가 자체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고, 내가 보기에는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설사 집회(예배)를 하는 곳도 보면, 혹시 감염이 의심되는 낯선 사람 들어올까봐 철저히 준비하는 것 같더라. 아마 특정 종교집단을 의식해서일 것”이라며 “또 교회 출입부터 해서 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분을 확인하고 손소독과 마스크 착용도 엄격히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아주 철저히 하고 계신다”고 했다.
그는 “이런 모습들을 이번 결의안을 다루기 전에 이미 봤다. 그래서 이렇게 자율적으로 잘 하고 있는데, 굳이 그걸 정치권에서 자제를 촉구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며 “또 그렇게 결의하는 것 자체가 (국회의) 월권이기에 그럴 필요까지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장 큰 기본은 어쩌면 종교의 자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도 종교가 이미 다 알아서 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 그렇게 하라고 결의안을 채택해 촉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기독교가 그걸 몰라서 대비를 안 하고 방기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